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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um Musica May 09. 2024

낭만시대의 음악 IV

바그너 (Richard Wagner)의 음악

들어가며

 바그너의 일생을 살펴보면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다. 바그너는 19세기 후기 낭만시대의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만큼 천재적인 음악적 감수성과 매혹적인 성격의 소유자였지만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부랑아 같은 성향 때문에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았다. 그는 특히 재정적인 문제들로 인해 많은 곤혹을 치뤘는데 바이에른 국왕 루트비히 2세에게 진 빚을 갚지 못해 연주 여행을 위한 여권 발급이 거부되기도 하였으며 드레스덴 오페라단 지휘자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연봉의 10배가 넘는 큰 빚을 지기도 하였다. 또한 그는 많은 여자들과 염문을 뿌리는등 여자 문제도 복잡한 편이었다. 이러한 방탕하고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았던 바그너였지만 그는 우여곡절 끝에 취리히에 정착하면서 다양한 논문과 그의 작곡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작품인 <니벨룽겐의 반지>를 작곡하였다.


 바그너의 오페라

  바그너의 오페라 작품들은 기본적으로 중세 독일의 전설과 신화를 바탕으로 작곡되었으며 바그너 자신이 대본을 집필하였다. 신화를 중심으로 한 그의 오페라 작품들은 규모면에 있어서 기존의 오페라 작품들보다 훨씬 확대되었고 등장 인물들 역시 비범한 생애를 살았던 영웅이나 신들이다. 바그너는 <반지> 4부작을 1848년부터 1874년까지 매우 오랜시간동안 공을 들여 작곡하였으며, 북유럽의 전설에 바탕을 두고 있고 사랑으로 인한 대립과 갈등을 그리고 있다. 첫 번째 악극인 <라인의 황금>을 작곡하고, <발퀴레>, <지크프리트> 순서로 작곡을 하였다. <반지> 4부작을 작곡하는 시기동안 후기 낭만주의 반음계 화성 음악을 대표하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와 히틀러가 극찬했던 작품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를 작곡하기도 하였다. 


 바그너는 오페라를 단순히 대본과 음악으로 구성된 것이 아닌 음악, 연극, 무용, 미술의 총체적인 형태인 '종합예술작품' (Gesamtkunstwerk)로 이해하였으며, 가사, 음악, 무대장치, 배우들의 동선이 매우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또한 기존의 이탈리아 오페라가 화려한 성악적 기교가 중심이었던것에 반해 바그너의 오페라는 성악 중심에서 관현악 중심으로 옮겨졌다. 또한 그는 오페라에서 극의 흐름이 아리아와 레치타티보의 대조적 특징에 의해 수시로 끊긴다고 여겨 아리아와 레치타티보의 중간 형태인 아리오소 (arioso)의 선율을 선호함으로써 극의 흐름을 시종일관 유지하려고 하였다. 바그너의 오페라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중에 하나는 복잡한 작품에 음악 및 극적 통일성을 부여하는 '유도동기' (Leitmotiv)인데 유도동기는 등장인물의 성격과 처한 상황, 자연현상의 묘사등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원형 그대로 나타나거나 음악적 맥락에 맞게 변형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등장 인물이 우울하거나 긴장감이 고조될때는 유도동기 안에서 불협화음이 자주 나오며, 유도동기는 등장인물이 극중에 없을때도 사용됨으로써 청중들에게 등장 인물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유도동기는 작품안에서 유기적인 지속성을 부여한다. 


 트리스탄과 이졸데

 이 작품은 바그너가 1857년 스위스에 머물면서 친구의 아내와 사랑에 빠지면서 느낀 번민과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염세적 사상이 담겨있는 저서 <의지와 표상으로부터의 세계>로부터 영향을 받아 작곡한 작품이며, 1865년 뮌헨에서 초연되었다. 특히 이 작품의 전주곡은 일명 '트리스탄 화음'이라는 불리우는 증 4도와 완전 4도가 동시에 울리는 불협화음이 특징적인데 이 트리스탄 화음은 후기 낭만주의 반음계적 음악의 효시가 되었고 기존의 조성음악으로부터의 탈피와 무조성의 시작을 암시하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5cLh7bRY-Rk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Prelude>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이 작품은 중세 독일의 음유시인이었던 민네징거를 계승한 르네상스 시대의 마이스터징거 구두장이였던 한스 작스와 한그 작스가 후원하는 발터가 뉘른베르크의 노래경연에 출전해 명가수의 영예를 차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이 작품은 오페라 희극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독일 전통의 민속적 장면들이 자주 등장한다. 


 파르지팔

  이 작품은 13세기 시인 볼프람 폰 에셴바흐가 쓴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의 영웅담을 다루고 있으며, 바이에른의 루트비히 2세의 후원을 받고 작곡되었다. 또한 이 작품은 1882년 바이로이트 축제에서 초연되었는데 1914년까지 저작권 문제로 인하여 바이로이트 지역 이외에서 공연이 허용되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도 독일의 바이로이트는 인구 10만도 채 안되는 소도시에 불과하지만 매년 여름이면 '바이로이트 음악 축제'로 인해 전세계에서 수많은 인파들이 몰려들며 특히 바그너의 음악을 매년 기념하는것으로 유명하며, 바그너가 남긴 10개의 음악극만이 상연된다. 이러한 이유로 바이로이트는 바그너를 사랑하는 일명 '바그네리안'들의 성지로 유명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4dCdc_gDOk

바그너의 <파르지팔> 중에서 <Prel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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