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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운서 Jul 25. 2021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말에도.

9주 차. 스피치 내용 준비하기(1)

‘서론-본론-결론’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우리는 글을 쓸 때 시작부터 중간, 그리고 끝으로 이어지는 그 구조를 가지고 써야 한다고 배워 왔습니다. 어떻게 보면 무척 자유분방해 보이는 문학 작품에조차 그 구조가 존재하니까요. 너무나 당연한 것 같지만 사실 저는 서론과 결론이 없는 글을 너무나도 많이 봐왔습니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대치동에서 학생들에게 논술을 가르치면서, 언론 고시를 준비하며 작문과 논술 스터디를 하면서, 그리고 지금까지도. 참 많은 글을 보고 살지만 너무나 당연히 있어야 할 것 같은 서론과 결론이 생략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어요. 쓴 사람이 특별한 의도를 갖고 서론과 결론을 없앤 경우를 제외하고는 저는 ‘서론-본론-결론’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글이 좋은 글이었던 경우는 본 적이 없던 것 같습니다.           


“스피치 내용을 어떻게 준비하죠...?”

스피치 강의를 처음 시작했을 때 저 질문을 강의 다니는 곳마다 생각보다 빈번하게 받아서 조금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식의 저주에 걸리지 말아야 한다고 그렇게 강조하고 다녔으면서 막상 제가 지식의 저주에 걸려 있던 거죠. 제게는 스피치 내용을 짜는 그 구조가 너무 당연하게 머릿속에 있었기에 제 강의를 들으시는 분들도 스피치의 내용을 짜는 것보다는 다 짠 내용을 가지고 더 말을 잘하는 법을 궁금해하실 거라 생각했던 겁니다.       


그런데 지식의 저주에 걸렸던 스스로를 위한 작은 변명을 해보자면 스피치의 내용 구조는 정말 간단합니다. 글과 똑같아요.

      

처음(서론/오프닝)-중간(본론/바디)-(결론/클로징)’     


이게 다예요. 너무 당연하다 싶으신가요? 글과 마찬가지로 생각보다 이 세 가지가 다 들어있는 스피치나 프레젠테이션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니, 글보다 더 없는 것 같아요. 처음과 끝이 없이, 또는 너무 후루룩-지나가고 보통은 본론만 가득한 스피치가 많아요. 또 자신은 분명 시작과 끝이라고 넣었는데 제가 듣기에는 없는 것과 다름이 없는, 안 하니만 못한 시작과 끝도 참 많았습니다. "프레젠테이션 시작하겠습니다. 목차입니다." 이건 서론이 아니에요. 아무리 본론 내용이 좋다고 해도 처음과 끝이 없거나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스피치는 저는 결코 성공하는 스피치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이론에도 쓰이고 심리학에도 쓰이는 이론 중에 ‘초두 효과’와 ‘최신 효과’라는 게 있습니다. 초두 효과는 우리가 ‘첫인상’을 말할 때 많이 쓰이는데요. 대부분의 경우 먼저 제시된 정보가 그 후에 들어오는 정보보다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거죠. 반면에 ‘최신 효과’는 가장 나중에, 혹은 최신에 들어온 정보를 더 잘 기억한다는 겁니다. 초두 효과도 있고 최신 효과도 있지만 ‘중간 효과’라는 건 없어요. 즉, 우리의 스피치나 프레젠테이션에 있어서 본론은 생각보다도 큰 힘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거죠.   

   

그렇기에 서론과 결론은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하는 스피치나 프레젠테이션의 목적을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냥 하고 싶은 혹은 해야 하는 말을 잘 준비해서 실수 없이 잘하고 내려오기만 하면 다라고 생각하시나요? 커뮤니케이션이잖아요. 아무리 내가 잘 준비해서 잘 말하고 내려왔다 해도 그게 청중들에게 닿지 않고, 이해되지 않고, 소화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는 거잖아요. 서론과 결론은 청중들의 마음을 열고, 내가 할 말에 흥미를 갖게 하고, 내용을 정리해서 소화시키고, 전체적인 스피치를 각인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중요하다는 거예요.     


기억해주세요. 스피치의 내용을 준비할 때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반드시 ‘처음-중간-끝’의 구조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각각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 역할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나눠 볼까요.     



<자칭꼰대교수의 강의 노트 9-1>


#스피치 내용 짜는 법


'처음(서론/오프닝)-중간(본론/바디)-끝(결론/클로징)'

이 각각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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