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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덕 May 06. 2020

코로나19가 일상으로 스며든다.

선명해지는 우리의 범위.


회사가 발렛파킹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이용이 많지 않아, 비용절감차원이란다. 비단 우리 회사만이 아니다. 강남의 많은 발렛파킹업체들이 제 자리를 잃었다.

한번은 다른 업체가 3개월간 50% 비용만 받을 테니 고용해달라고 우리 회사에 요청했다. 회사는 거절했다.


그들은 뭐 먹고 사나. 하고 넋두리했더니,

그럼 우리는 뭐 먹고 사냐. 라고 상사가 핀잔을 준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우리'의 테두리가 선명해진다. 그리고 우리의 범주는 액체괴물처럼 늘어났다 줄어든다.

'코로나19를 이겨내는 우리'에서는 우리의 범위가 대한민국까지 확장되어 으쓱하게 하다가,

'살아남아야 하는 우리'에서는 우리의 범위가 좁아져 발렛파킹업체를 배제한다. 씁쓸해진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코로나19는 내 안으로도 스며든다.

업계의 한 회사가 전직원 연봉을 10% 삭감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단순 코로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이전의 악재들이 겹쳐서 일어난 일이겠지만)

연봉이 삭감된 그들이 안타까우면서도, 그게 나와 내 조직이 아니라는 것에 안도한다.

씁쓸해진다. 코로나가 서서히 일상으로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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