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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라 May 03. 2023

(전세 만기 D-150) 집주인 연락이 안돼!

전원주택 전세

사모님께 집 나갈 거라고 호다닥 카톡 했다. 답이 오겠거니 싶어 만사태평하게 지냈다. 하지만..


드디어,
꼬임의 시작이란 말인가..?


 1주, 2주, 3주 한 달.. 연락이 안 왔다. 뭐지? 아니, 아무리 미국에 있어도 이건 너무 한 거 아냐? 이들은 미국에 살고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나오는 것 같다. 외국에 있는 임대인의 세입자라면 밤고구마 3개 먹은 것 같은 느낌 알 것이다. 


불안하진 않았지만, 조금 걱정은 됐다. 그게 그거 아닌가.. 애써 태연한 척을 스스로에게 보이고 싶었다. 걱정 해소용으로 용기 내서 전화 한 번 걸어봤다. 로밍으로 바로 연결되길래 호다닥 끊어버렸다.


답보상태.


그래,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조금만 기다려보자.
아냐! 가만히 있을 수는 없으니 슬슬 발동을 걸어야겠어. (항상 두 자아가 혼란스럽게 반복 중)


부린이,
본격적으로
방어태세 돌입

개인적으로 까먹을 때마다 계속 꺼내먹는 으뜸 도서

잘 모르는 부린이 맞다. 그래서 난 더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밀리에서 발견한 책을 꺼내 들고, 후루루 읽어보았다. 읽는 것만으로도 경각심이 생기고, 안테나를 추켜세우게 되고, 곧장 전쟁이라도 나갈 것만 같았다. 나는 내가 지켜보겠다. 필승!


너가 지키는 거 맞아..?

허그에 연락 먼저해.


khug.or.kr | 1566-9009 (걱정되면 꼭 연락해서 물어보시길..)


그렇다. 최대한 모든 방어책을 미리 알아둬야 하니까. 이런 건 참 당연한 건데, 막상 알아보려고 하면 벼락치기하듯 미루고 미룬 후 알아보게 된다. 의지가 확 강하다가도 하염없이 게으름을 피운다. (사실, 아직 불똥이 안 떨어져서 이런 거겠지)

그리고 허그는 나에게 그다지 반갑지 않은 말을 전했다.


계약 종료 의사를
임대인에게 직접 통보한 내역을
제출하셔야 합니다. 


잠시만..
임대인은 사모님이 아녀요.

이사오기 전부터 소통창구는 사모님이었다. 임대인은 암에 걸리고 회복 중이라 계약에 관여를 되도록 안 한다는 말을 전해 들은 적이 있다. 아차 싶었다. 아. 난 임대인한테 연락을 해야 한다.


계약서를 꺼내 번호부터 찾아냈다. 하지만 냉큼 연락을 하려니 고민이 됐다. 연락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뭔가 일에도 순서가 있으니까, 다짜고짜 연락을 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한 템포 쉬고, 다시 한번 사모님한테 카톡을 넣었다.


연락이 너무 안 되네요. 답 좀 빨리 주세요! 

라고하고 싶었지만, 상당히 정중하게 이사 간다고 연락했다. 나는 차칸 임차인이니까..(끝까지 그러길 빈다..)

마당에 앉은 까치가 소식을 갖고 온 것 같아요


그리고 드디어 2달 만에 연락이 왔다.


[다음 편 3화]

(전세 만기 D-120) 반갑지 않은 집주인 연락

2023.05.07.일요일에 발행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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