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라 May 27. 2023

(전세 만기 D-75) 집주인에게 먼저 들이대기

전원주택 전세

엉덩이가 들썩 들썩. 아무래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마치 강아지가 주인이 준 간식을 기다리는 게 참을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듯이, 뭔가 액션을 취해야겠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어떡하지? 질러? 고민에 휩싸였다. 내가 먼저 제안할지, 계약 만료일이 올 때까지 잠잠히 기다릴지. 

상황을 다시 파악했다. 계약이 끝나자마자, 당장 이사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 전재산의 일부는 필요했다. 비상 자금이 동이 나고 있었기에. 보증보험에서 돈을 받으면 계약 만료 시점으로부터 빠르면 한 달, 길면 세 달까지 걸리는 것으로 보였다. 


① 약 두 달 참고 안전하게 보증보험에서 받느냐, ② 집주인에게 재촉을 거듭해서 어떻게든 받아내느냐였다. 후자는 벌써부터 피로와 스트레스가 몰려왔다. 받을 수 있는 보장도 없다. 그래, 쉽게 가자. 보증보험을 통해 받는 것으로 집주인에게 제안하기로 마음먹었다. 


만일 준비가 안되시면,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해서 보증보험 통해서 받을게요


나름 용기 내어 톡을 보냈다. 협상 책도 두어 권 보고, 말투를 어떻게 할지, 썼다 지웠다 스무 번은 했다. 근데, 집주인은 시원스럽게 빨리 답변을 주었다. 알았다고. 잉? 원래 이렇게 간단한 거였나? 약간 허무한 느낌도 들었지만, 이후의 일을 다시 생각해 봤다. 


그래도 손해다.

프로세스를 보면, 시간과 노고가 많이 들어간다. 보증보험을 통해서 돈을 받는다고 해도 결국 임차인은 손해를 보는거다. 소중한 시간과 노동력은 어쩔껀디!

정리해 둔 거 그대로 복붙

 보증금만 제때 그냥 돌려주면 이런 수고는 하나도 안 해도 되는 거다. 이런 손해를 보자니, 다시 부자 드립을 시작한다. '부자가 되자, 돈은 많을수록 이롭다.'라고 의지를 불태우며 좋은 경험하는거라고 다시 위로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될 일은 되고,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는 게 내 삶의 대한 태도이다. 하지만, 적당한 긴장감을 갖아본다. 까먹고 있다가도 계약 종료 디데이를 확인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다. 


만일 더 안 좋게 흘러간다면..?

① 그 사이에 집이 매매돼서 집주인이 바뀔 수 있다 ⇒ 더 번거로워진다....

② 갑자기 보증보험에서 지급 거절이나 지급 지연이 될 수 있다 ⇒ 멘붕이 오거나, 더더더 번거로워지거나


아 몰랑몰랑! 그만. 이 정도까지만 하고 스탑을 누른다. 


어떻게든 잘 되겠지

액션도 했고, 최악의 상황도 정리해 봤으니 다시 내 본연의 마인드로 돌아왔다. 어떻게든 되겠지 뭐!!!! 별 수 없는 건 하늘에 맡기겠으니, 난 내 할 일 하겠수다.라고! 


+ 마지막으로 결심까쥐~!

황량했던 겨울집에 찾아온 까치가 생각났다

'내가 임대인이 되면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 양심껏 해야지. 피해 주지 말아야지.' 설렁설렁했던 투자 공부도 다시 주의를 기울여본다. 그리고, 다음 집은 적은 보증금의 월세로 갈 생각이다. 전재산 보증금을 받아서, 종잣돈을 굴려보고, 투자도 해보고, 이런 일은 겪지 않도록, 겪어도 가뿐히 넘도록 다짐해 본다. 뭐든 되겠지. 어떻게든 되겠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