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도서전 첫째 날 - 1] 참가사가 아니었으면 더 즐거웠을 행사?
사실 2022년의 경우, 책마을 코너가 2023년과 같이 따로 동떨어져 있지는 않았습니다. 가장 큰 메인홀의 사이드 부분에, 대형 출판사의 대형 부스들과 평행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올해는 아예 다른 홀에 자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고스트북스는 더 깊숙이 들어와야 하는 별관 같은 책마을홀에서도 더 안쪽, 아주 구석에 자리를 잡게 되었지요. 전체적으로 ‘마지막’에 자리 잡았다는 느낌의 책마을이지만 거기에 더해 ‘마지막에 또 마지막’인 것 같은 고스트북스의 위치가 조금 아쉽기도 했습니다. 관람객분들의 모든 소비 욕구가 다 채워지고 난 뒤에 도착하는 곳인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지요. 활발함을 모두가 공유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었던 2022년의 행사가 무척 그리웠던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힘을 내서 우리의 책과 상품을 소개하고, 섭섭지 않은 매출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었으니까요. 이런 배치도 운영진분들의 이유가 있겠지 하며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서글픈 고스트북스의 마음과는 달리 역시나 이번에도 흥미가 가득 넘치는 다양한 행사들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아예 하나의 통일된 부스를 구성하고 있던 ‘슬램덩크 기획전’이나 멋진 연사들의 유익한 강연, 그리고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전시 등이 있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응당 발걸음을 옮기기 힘들 다양한 전시 및 강연이 시시각각 펼쳐지는 이곳은 마치 디즈니랜드에 처음 입장한 한 명의 꼬마 아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합니다. 그렇게 우와우와 두리번거리며 감탄을 이어가다 문득 떠올립니다. ‘아! 나는 여가 관람객으로 온 게 아니라 참가사로 온 거지!’ 제가 해내야 할 역할을 혼동할 만큼 매력적인 이곳저곳에 현혹되다 다시 구석진 위치의 부스를 바라보면 약간의 한숨이 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많은 역경을 경험해 본 바,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드문드문이지만 가끔씩이라도 방문하는 관람객분들에게 부담이 가지 않는 정도로 열심히 소개를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