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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잠 Nov 29. 2024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

[서울국제도서전 셋째 날 - 1] 서울을 생각하며 대구 생각하기


서울이라는 도시를 생각해 봅니다. 대한민국의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으며, 모든 문화 인프라가 집중된 도시. 그 외에 서울을 표현하는 이야기는 아주 많이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비슷한 양상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저는 이런저런 서울에서 진행되는 북페어를 참여하며 느낀 가장 큰 세 가지 특이점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각각이 문제가 될 수도, 어쩌면 장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북페어를 오가며 느낀 제게 특별하게 다가온 점들을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그냥 많은 게 아닙니다. ‘초메가캐피털시티’에 걸맞게 모든 곳에 사람이 정말 미어터지게 많이 있습니다. “오로지 한국인만 있는 게 아냐, 외국인도 많아~”라고 답변하실 거라면 “그래요, 다~ 많습니다.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서울은 정말 한국인, 외국인 가릴 것 없이 사람이 정말 많이 있습니다. 광역시에 살며 도심의 가장 번화한 한중간(에서 약간 빗겨 난 곳)에서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제게 있어서도 서울은 사람이 좀 과하게 많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월드와이드 코리아’가 아닌 ‘월드와이드 서울’이기만 한 것 같습니다. 


조금만 들어본 적 있는 동네라면 이미 많은 사람이 오가고 있으며, 특별한 행사라도 열린다 치면 인구의 밀도는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가 됩니다.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리는 코엑스가 딱 그랬습니다. 안타깝게 책마을이 열리는 홀은 사람의 밀도가 조금 낮았지만 대형출판사가 자리한 메인홀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각각의 부스를 방문하고 있었습니다. 출판사 각각이 신경을 써서 기획한 특별 프로그램이 많은 사람을 이곳으로 끌어모았고, 이 글을 써야겠다 생각한 <슬램덩크 기획전>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습니다. 저 끝까지 이어진 사람들의 줄은 ‘아 저 중에 반에 반에 반에 반.. 만 우리 부스에 와도 좋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러움과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더불어 생각해 봅니다. 과연 대구에서 유명 기획 프로그램이 진행된다고 했을 때 행사 내내 이만큼의 사람을 불러 모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말이죠. 


사실 우리 책방도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점점 더 외국인 손님분들이 많아지는 걸 체감하고 있었습니다.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들의 다양한 국적이 점점 더 피부로 와닿기 시작할 즈음, 갑자기 터진 절망의 호흡기 질환은 말 그대로 저희를 숨 쉴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다행히 모든 상황이 잠잠해지기 시작하고 다시금 2019년의 흐름을 찾으면 싶었지만.. 쉽게 그때의 (작디작았던) 영광이 돌아오지는 않고 있습니다. 특별히 대구도 외국인 관광객 유치보다는 아파트/오피스텔 유치에만 더 힘쓰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지요. 정말 내 고향 대구는 어떤 결말을 가지게 될까요? 문득 서늘해지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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