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도서전 셋째 날 - 2] 서울을 선택하지 않을 용기
그 외에 또 서울이라는 도시의 특징을 설명해 보자면, 도시 곳곳에서 유명인사들의 모습이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은 약간 시골쥐스러운 면이 있을 수도 있는데요. 대구라는, 서울과 물리적으로 대략 300km 떨어져 있는 곳에 살고 있는 제게 유명인사들의 존재는 TV 혹은 스마트폰 속에서만 볼 수 있는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서울에는 여기에 가면 유명인사 1, 저기에 가면 유명인사 2 등 그들은 저를 전혀 모르겠지만 어째서인지 저는 밑도 끝도 없는 친밀함을 가진 그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행사가 진행되는 코엑스 지하의 별마당에서는 오징어게인 감독님이 토크를 하고 계셨고, 당장 코엑스에도 수많은 작가 및 유명인들이 여기저기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그런 분들이 서울에 살고 있어 확률적으로도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을 뿐이겠지만.. 이렇게 이러한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조금은 낯 뜨겁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골쥐 중 한 명으로서 그런 것들이 신기하게 다가오기만 하네요.
물가가 너무 비싸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말해봅니다. 같은 대한민국이 맞나 싶을 정도로 대구와 ‘같은 상품 다른 가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출근길에 간편하게 사 먹는 참치 김밥 한 줄이 5천 원이라고 하며 생과일을 갈아 마실 수 있는 주스가 8천 원이 넘었습니다. 이건 정말 말이 되지 않습니다. 서울에 가려면 환전을 해서 가야 하는 건가요? 그렇다고 제가 살고 있는 대구라는 도시가 엄청 저렴한 물가로 유명한 것도 아닙니다. 아니, 전반적으로 물가가 많이 높아진 작금의 시대에 더 높은 물가를 자랑하는 건 어쩌면 서울의 자존심 때문인 건가요? 정말 서울에서 살고 계신 천만명의 인구분들은 어떤 삶을 영위하고 계신 건가요? 많은 질문이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그리고 전반적인 모든 걸 모두 종합해 본 결과, 저는 서울에서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뒤로 하루씩 추가해 고작 일주일을 서울에서 거주하며 생각하는 것이지만 정말 저는 서울에서 살 수 없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물론 서울의 장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문화 행사들이 이동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일어나지요. 전시나 공연, 토크 등등 문화적 소양을 높일 수 있는 내실 있고 퀄리티 있는 행사들이 도시 곳곳에서 개최됩니다. 더불어 정보의 순환도 지방보다는 더욱 빠르다는 장점도 있을 것이며, 다양한 업무적 기회도 열려있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서울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는 것 같네요. 살아본 적 없는 자의 변명이진 않을까 스스로를 의심해보기도 합니다. 결국 해답은 울산에서 직장을 다니다가 다시 이 도시 대구에 돌아온 이유를 떠올려본다면 쉽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