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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리 Sep 17. 2018

아픔이 길이 되려면

공동체의 삶에 대하여

바람직한 공동체의 모습이란 어떤 것일까? 

"아픔이 길이 되려면"이라는 책을 읽어 볼일이 과연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생소한 책 제목이었다. 회사 직원 중에 한 명은 "무슨 이런 책을 읽어요?"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사실은 읽고 싶은 제목의 책이 아니었다. 어쨌든 이번에 참여하는 트레바리의 독서모임을 참여하려면 읽어야 했기에 읽어보았고, 읽기 전까지의 책의 첫인상과 읽고 난 뒤의 인상이 확연하게 다른 책이었다. 이 책은 요즘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이슬람 난민 이슈나 인종차별 이슈와 맞닿아 있는 책이었다.


작가는 책에서 이렇게 주장한다.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면 공동체가 필요하고, 바람직한 공동체가 생기면 사람들의 사망률, 질병 발병률 등이 낮아진다. 이는 데이터로 증명되어있다.

작가는 공동체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각종 데이터를 제시했다. 바람직한 공동체의 의의에 대해. 그럼 바람직한 공동체의 범위나 모습은 어떤 모습 일까?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오래된 미래"라는 책을 읽었던 적이 있다. "오래된 미래"는 작가가 17년간 라다크를 방문하면서 라다크라는 지역이 갖고 있던 공동체의 미덕을 경험하고, 그 공동체가 무너지고 황폐화되면서 생기는 겪는 문제점들에 대해 저술하며 현대산업사회를 비판하는 책이다.

라다크의 사람들 (2017)

실제로 라다크에 방문해보면 공동체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에서 충돌되는 부분이 생긴다. 예를 들자면, 라다크의 경제공동체의 생활에서는 제품과 서비스의 "정가제" 가 중요하다. 하지만 라다크인(이하 라다키) 들 사이에서도 자본주의를 경험한 이들이 늘어나고, 돈을 더 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정가제 대신에 조금씩 할인을 해주는 가게와 주인들이 등장했다. 여행자인 개인에게서는 자연히 더 저렴한 곳으로 흘러 들어갈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현상은 라다크의 공동체에서는 매우 안 좋은 행동이다.  공동체의 경제체제가 무너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개인 여행자들을 욕할 수 있는가?


공동체는 어디까지이며, 바람직한 공동체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내가 생각하는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에 대한 점수

100점만 점 중에 20점.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에서는 다수에 가려진 소수들이 쉽게 살아갈 환경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한민족으로 이루어진 공동체였고, 그 한민족이라는 이유 때문에 인종, 피부색, 국가, 종교 등으로 사람을 차별하기 시작했다. 중국집을 부르는 은어인 짱개라는 단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사람들이 많은 것만 봐도 이 사회가 어떤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같은 국민일지라도 그들이 성소수자가 되거나, 여성이라거나, 혹은 남들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 자체로 이미 차별받고 있다.



한국의 차별과 혐오 이슈


지난 6월, 대한민국은 난민 혐오 이슈에 휩싸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슬람 사람들을 혐오했다. 왜? 그들은 잘못을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미디어로 인한 이슬람의 인식은 정말 지옥까지 떨어져 있었다고 비유해도 무방할 만큼, 인신공격이 난무했던 시간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장은 정말 천편일률적이었다. 가장 많이들 주장하는 내용 중에 하나는 "이슬람 난민들이 유입된 유럽사회의 범죄율이 증가하고 있다"라는 주장이다. 데이터를 살펴보자면 아래와 같다.


1. 난민을 대거 받아들인 독일은 오히려 2018년 5월 기준으로 1992년 이후 가장 낮은 범죄율을 기록했다.

https://www.politico.eu/article/germany-crime-rate-lowest-since-1992/

2. 다른 유럽에서 난민에 대한 범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근거가 어디에도 없다.


애초에 유럽이나 미국 같은 다인종 국가에서는 인종/성별/난민/종교 등으로 구분하여 통계를 내지 않는다. 해당 구분에 의한 차별적 통계가 될 수 있는 우려로 인하여 우리는 범죄율의 추이만 살펴볼 수 있다. 여기서 어떻게 난민이 유입됐다고 범죄율이 증가한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미디어의 선동 덕분에 이루어지는 사람들의 "뇌 피셜"인 셈이다. 난민이 유입되고 말고를 따질 수가 없다.


이 책에서 작가가 데이터를 활용해 글을 썼기 때문에, 데이터를 활용하자면 난민의 범죄율은 밝혀진 근거가 없으니 난민은 안전하다.라는 글이 될 테지만, 이슬람 난민에 대해서 혐오하거나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함부로 "너는 잘못됐어"라고 욕할 수 없다. 각종 미디어에서 만들어내는 불안감들은 데이터화를 할 수 없는 것들이다. 이 불안감들이 자유로울 수 없는 상태에서, 사람들이 일부러 무슬림 사람들이나 종교에 대해 체험해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니 이 혐오와 불안감을 해소하려면 꽤나 많은 시간들이 필요하다.


다들 난민의 유입을 찬성한다는 전문가 측에서도 이런 점은 생각을 해보지 않는 것 같다. 난민 이슈에 대해서 데이터경제적인 관점에서만 접근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충분히 난민을 수용할 능력이 있다. 혹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체류를 허용해야 한다.라는 주장만 할 뿐, 대중들이 실제로 느끼는 불안감은 해소해주지 않는다. 의미가 없는 싸움이 될 뿐이다. 대화가 되지를 않으니, 차별과 혐오만 만연한 사회가 되었다.


데이터만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꼭 정확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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