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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토 Dec 05. 2019

미국 실리콘밸리 UX 디자이너 취업의 필수조건들

우선 영어회화는 기본으로 깔고 갑시다.

안녕하세요, 2020 7월부터 마이크로소프트 산하 LinkedIn 링크드인 뉴욕 오피스에 정규직 Associate UX Designer 입사하게  UX 디자이너 안토입니다.


2014년부터 6년간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UX 디자인을 공부하며 Apple 애플, PayPal 페이팔, Venmo 벤모 (한국 Toss가 따라한 최초 서비스), LinkedIn 링크드인, NASA 나사 미국 항공우주국과 각종 인턴십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많은 한국분들께 이런저런 질문을 받아왔습니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바로 이거였어요 - 어떻게 하면 제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UX 디자이너가 될 수 있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방법은 너무나도 다양하고 결국엔 본인 하기 나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의 여태껏 경험을 토대로 최대한 다양하고 깊이 있게 가이드북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혹시나 제 배경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께 간략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국적: 대한민국
학력: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 학부 정보시스템공학, 인간컴퓨터상호작용(HCI) 복수전공, 2020년 5월 졸업 예정
비자: F-1 학생비자, STEM OPT 3년
경력:
2012년-2013년 애플 UX 디자인 실습
2016년 여름 페이팔 UX 디자인 인턴
2016년 여름 벤모 UX 디자인 인턴
2016-2018년 육군 26사단 만기 전역
2018년-2020년 나사 후원 Iris Rover 프로젝트 인터페이스 디자인 총괄
2019년 여름 링크드인 UX 디자인 인턴
2020년 7월 링크드인 정규직 UX 디자이너 입사 예정




실리콘밸리에 정규직으로 UX 디자이너로 취직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요?

필요한 것이 정말 많아요. 너무나도 많습니다. 하지만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면 못할 것도 없습니다. 단지 시간이 좀 많이 필요할 뿐이죠.




0) 영어실력

사실 다른 것들을 따지기 전에 현지 언어를 준원어민급으로 구사하지 못하면 어렵습니다. 발음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만 각종 면접, 회의, 디자인 실무에 필요한 회화 및 문장 구사력은 필수로 가지고 있으셔야 합니다. 여기서부터는 독자분들께서 어느 정도 영어 독해 실력은 구비하고 계신다고 가정하고 설명드릴게요!




i) 취업비자 / 영주권 / 시민권

미국은 다른 나라들과 달리 자신들이 잘 나가는 실세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국민의 취업활동 보호 차원에서 아무에게나 정규직으로 일할 권리를 주지 않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정규직으로 일을 하려면 보통:

-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을 통한 비자 및 영주권 취득

- 미국 시민권자인 직계가족 및 친인척을 통한 영주권 취득

- 미국 대학 / 대학원 진학을 통한 F-1 학생비자 선취득, 졸업 후 OPT (STEM 이과: 3년, 문과: 1년)를 사용하여 체류, 취업 후 OPT 기간 내에 H-1B 취업비자 취득 시 최대 6년간 체류 가능, 영주권 스폰서* 해주는 (대)기업일 경우 입사 6개월 후 영주권 신청 가능, 신청 2년 뒤 영주권 취득


대부분의 독자분들께는 해당사항이 미국 대학/대학원을 통한 방법밖에 없으리라 믿습니다. 저 또한 이 방법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에서 가장 좋은 대학/대학원을 나와 구글 / 페이스북에 입사를 해도 H-1B 취업비자는 1년 1회 약 25% 확률의 추첨제이기 때문에, OPT기간 3년 동안 3회 추첨을 해도 뽑히지 않으면 한국으로 귀국해야 하는 매정한 상황이 현실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국인들은 영주권 지원이 들어가면 2년 안에 영주권이 발급이 되지만, 이것은 영주권 스폰서를 해주는 대기업에 한해서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영주권 스폰서는 어마어마한 돈이 들기 때문에 스타트업들은 엄두도 못 내는 이유입니다.


따라서 저와 같은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당연히 돈 많고 이민변호사 백 좋은 대기업이 유리하겠죠?




ii) 포트폴리오

미국 실리콘밸리의 입사 기준은 기승전 포트폴리오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포트폴리오와 형식이 상당히 다릅니다. 아래 현재 실리콘밸리의 각종 대기업 및 스타트업에서 종사하고 계신 디자이너분들의 포트폴리오 모음집이 있습니다. 구경해보시면 눈치채시겠지만 한국처럼 PDF / 종이로 프린트해놓은 포트폴리오가 아닌 웹사이트 형식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이 되어있죠?

http://cofolios.com/

https://www.bestfolios.com/portfolios

이와 같이 미국에서는 Squarespace, Wix, Webflow와 같은 툴을 사용하여 웹사이트 기반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뒤, PDF 형식의 이력서와 함께 첨부하여 지원을 하게 됩니다. 링크 하나 툭 던지면 지원과정이 끝나므로 굉장히 편리하게 되어있어요.


기본적으로 입사지원 시 회사에 따라 2-4회 정도의 면접을 거치게 됩니다. 각 면접은 45분 정도이며, 최종면접은 본사 방문을 통해 3-7시간 정도 면접을 연속으로 보게 됩니다. 대기업들은 대부분 왕복비행 편 + 숙박/교통비를 대주는 편이며, 돈이 부족한 스타트업들은 본인이 사비로 가셔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위와 같은 구조에 따라 포트폴리오에는 최소 3개의 탄탄한 UX 프로젝트가 준비되어있어야 합니다. 왜 3개냐고요? 45분의 1:1 면접 동안 질의응답을 제외하면 30분, 그리고 한 개의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하는 데는 15분가량 걸립니다. 그럼 한 면접 라운드당 최대 2개의 프로젝트밖에 보여주지 못합니다. 하지만 면접 과정에는 1:1 면접 외에도 1시간짜리 프레젠테이션 형식도 있고, 이때는 3개의 프로젝트를 요구하는 회사가 많습니다. 이에 따라 본인 포트폴리오에는 최소 3개의 좋은 UX 프로젝트가 있어야 하는 것이죠.


자, 이제 포트폴리오의 기본 조건을 알아봤으니 심화 조건을 알아보도록 할까요?


포트폴리오에는 3개의 좋은 프로젝트가 필요합니다. 좋은 프로젝트의 정의를 알려드릴게요:

해결할 가치가 있는 의미 있는 문제점들을 명확하게, 경쟁 분석 후 뚜렷한 기능으로 문제점을 해결하는 프로젝트 / 혹은 많이 탐구가 되지 않은 새로운 분야의 실험 (Product Thinking)

2019년 요새 가장 핫하고 트렌디한 문제점 영역들을 몇 개 소개해드릴게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인공지능을 좀 더 윤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할까? 어떻게 하면 개개인에게 개인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대한 결정권을 증진시킬 수 있을까? 시중에 판매하는 먹거리의 dietary restriction (식이제한 여부)를 어떻게 더 손쉽게 파악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개개인에게 기후변화를 멈출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고, 함께 힘을 모아서 효과적으로 기후변화를 멈출 수 있을까? 아무래도 요새 화두는 인공지능, AR/VR과 같은 신기술, 그리고 인간이 기본적으로 누릴 수 있는 각종 권리 (깨끗한 공기를 마실 권리, 식당에서 알레르기가 있는 음식물을 피할 권리, 광고업체에게 본인의 데이터를 주지 않을 권리 등등)에 대한 주제를 해결하려는 디자이너들이 많습니다.

각종 UX 리서치 / 디자인 프로세스를 알맞게 사용하며, 이에 따른 통찰(insight)로 부터 결정된 논리적인 방향성의 설명이 뚜렷한 프로젝트 (UX Design Process)

시각디자인적(UI) 측면으로 완성도 높은, 최종 완성작의 디테일이 높은 프로젝트 (Visual Craft) 높은 수준의 화면 플로우, 와이어프레임, 그리고 Princple / ProtoPie / Framer를 사용한 인터렉티브 프로토타입


대학/대학원 수준에서의 진정한 좋은 프로젝트는 이 삼박자가 맞는 프로젝트들입니다. 저는 현재 카네기멜론에서 여러 학생들의 포트폴리오를 첨삭해주는 컨설팅도 병행하고 있는데요, 간혹 가다 보면 프로젝트 자체는 완성도가 높으나 이미 해결책이 존재하거나 문제점을 부풀려서 확대 해석했거나 문제점을 전혀 해결하지 못한 프로젝트들도 있는 반면, Product Thinking, UX 프로세스를 전부 다 잡았으나 최종 결과물이 너무 빈약해서 결국 앞에 말만 장황하게 해 놓고 결과물이 없는 신빙성 없는 프로젝트가 많습니다. 이 삼박자를 모두 잡기 위해서는 주변에서 지속적인 비평(critique)을 받고 의견을 물어 방향성을 계속 잡아줘야 합니다.

Princple을 사용한 퀄리티 높은 인터렉티브 프로토타입


마지막으로는, 모든 프로젝트와 포트폴리오 자체가 이뻐야 합니다. 결국 실리콘밸리의 UX 디자이너는 리서치부터 최종 디자인까지 모두 맡아하는 end-to-end 직종이기 때문에, 모든 부분의 디자인이 이뻐야 합니다. 모든 걸 이쁘게 만드는 것이 디자인의 전부가 절대 아니지만, 디자인에서 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은 맞습니다.

UX 디자이너도 이 분처럼 시각디자인에 신경 많이 쓰셔야 합니다! https://www.dennisgec.com/yello




iii) 면접 연습

면접 연습이야말로 한국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를 정말 열심히 진행하셔서 포트폴리오를 만드셨습니다. 이력서도 이쁘게 잘 만드셨습니다. 이제 여기저기 지원을 하시면 되는데, UX 디자이너 면접이 상당히 난이도가 높습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디자이너로써 본인의 모든 디자인 결정에 대한 논리적인 답변을 구비한 디자이너를 원합니다. 특히 언변술이 뛰어난 미국 본토분들을 이기기가 정말 쉽지 않은데요, 면접의 종류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인성면접 (Behavioral Interview) - 왜 디자인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지, 회사 지원 동기, 포트폴리오에 있는 프로젝트들마다 팀워크를 얼마나 했는지, 팀원들과 갈등이 있었던 적과 타협점을 찾은 경험 등등 사람에 대한 질문이 굉장히 많습니다.

기술면접 (Technical Interview) - 프로젝트들마다 모든 디자인 결정의 논리적인 답변을 요구합니다. 예를 들면 전반적으로는 왜 이런 기능을 구상하게 되었는지, 왜 이 기능이 어떤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는지, 그리고 더 깊이 있게는 왜 이 버튼의 위치가 여기 있는지, 폰트 크기는 어떻게 결정했는지, 왜 세로로 나열하지 않고 가로로 나열했는지, 왜 모든 사진을 다 보여주지 않고 "더 보기" 버튼으로 끊었는지 등등 세부적인 질문에 대한 논리적인 답변을 해야 합니다. 이 기능이 누구를 위해 왜 만들었는지 본질을 완벽히 파악하고 계시고, 또한 통상적인 UI패턴이 뭐가 좋은지, 그리고 왜 좋은지를 다 파악하고 계셔야 답변하실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를 완성하신 다음에는 본인의 프로젝트를 쭉 보면서 모든 파트에 질문을 던지셔야 합니다. "내가 왜 이 화면을 3파트로 나눴지? 왜 flow를 이런 형태로 짰을까? 초반에 여러 방식의 솔루션을 구상했었는데, 결국 이 특정 솔루션으로 결정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을까?" 혼자 최대한 머릿속에서 되뇌고 물어보고 답을 해야 면접 준비가 조금이나마 될 수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모든 면접문제를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면접을 여러 번 보면 볼수록 질문 패턴이 많이 겹치는 걸 느끼실 수 있습니다. 면접은 연습을 통해서만 잘 볼 수 있습니다. 반드시 친구분과 꾸준히 예상 질문으로 연습해야 합니다.




휴,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일단 학생 신분으로 1년 혹은 3년의 OPT가 있으시고, 포트폴리오도 있으시고, 면접 준비도 하셨습니다. 위에 조건들을 충족시키셨다면 이제 열심히 지원하셔서 합격하시는일만 남았네요.


사실 이 글은 실리콘밸리 정규직 UX 디자이너 취직에 무엇이 필요한지 간략하게 보여드리고자 하는 취지에서 브런치 포스트 하나에 다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사실 매 파트 하나하나 브런치 포스트가 하나씩 나올 것 같네요. 독자분들 개개인의 기량에따라 위의 조건들을 충족시키는데 몇년씩 걸릴수도 있습니다. 추후에 각 파트별로 더 깊이 파보도록 해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계적으로 뛰어난 기업들에서 활약 중이신 한국인 디자이너분들을 만나보세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등등 유명 기업에서 활약하시는 한국인 디자이너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 있습니다. Koreans Who Design이라고 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들에서 몸담고 계시는 분들 프로필, 포트폴리오, 이력서, 링크드인을 볼수있고, 또 궁금한점이 있으면 직접 연락도 가능해서 디자이너분들께 도움이 될것같아 추천드립니다.

https://www.koreans.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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