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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토 May 25. 2020

미국 실리콘밸리 UX 디자이너 면접 과정 알아보기

마이크로소프트와 링크드인 면접 과정을 통해 알아봅시다!

안녕하세요, 카네기멜론대학교 졸업을 마치고, 다음 주에 뉴욕으로 이사를 가게  링크드인 UX 디자이너 안토입니다.


어느덧 카네기멜론대학교 원격 졸업식도 마무리 지었고, 피츠버그를 떠날 시간이 다가오네요. 다음 주에 맨해튼에 있는 새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었어요!


오늘은 미국 현지 UX 디자이너의 면접 과정을 알려드릴까 합니다. 면접 과정을 잘 파악하셔야 본인의 포트폴리오와 스토리텔링을 맞춰 준비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여태껏 미국에서 면접을 봤던 회사 개수만 세어보니 23군데였는데요*, 이 중 최종라운드까지 갔던 회사들 중 가장 기억에 잘 남는 곳, 그리고 공교롭게도 가장 힘들었던 곳이 마이크로소프트와 링크드인이었습니다.


이 두 회사는 같은 계열사여서 그런지 디자인 챌린지를 제외하고 면접 과정이 똑같더라고요. 그리고 인턴과 풀타임의 면접 과정이 동일합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링크드인의 인턴 면접 과정을 예시로 과연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면접 과정은 어떨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면접 이력: Facebook, Apple, Google, Microsoft, LinkedIn, Palantir, Lyft, Yelp, Snap, Adobe, PayPal, Venmo, Samsung America, Alibaba, Reddit, Indeed, BCG, Goldman Sachs, Mercedes Benz, Flipboard, OfferUp, Blend, Bolt


1차: 채용담당자 눈에 띄기

공식 홈페이지 및 구인구직 웹사이트 말고, 취업박람회와 기업설명회에 참석하기!


첫 번째 단계는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사뭇 다릅니다. 본인의 이력서와 포트폴리오가 채용담당자/리크루터 눈에 들어와야 면접이 진행되는데요, 한국처럼 공채 비슷한 느낌으로 올라오는 회사 공식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지원을 하시거나, 링크드인/Indeed 등의 구인구직 웹사이트에서도 지원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방법은 확률이 가장 낮은 방법으로, 한 개의 포지션을 위해 수백 명의 지원자가 몰리기 때문에 온라인 지원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미국이 한국과 다른 것이 인사추천 제도가 활성화되어있고, 미국 탑티어 대학교들은 취업박람회와 설명회가 자주 열리므로 이 두 가지 방법을 활용하면 훨씬 높은 확률로 면접에 발탁됩니다. 저도 대부분의 면접은 취업박람회와 설명회에서 따냈고, 링크드인 면접은 저희 학교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따냈습니다.


좌: 링크드인 기업설명회 (카네기멜론대학교), 우: 카네기멜론대학교 취업박람회, 마이크로소프트 부스


취업박람회나 기업설명회에는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가져갑니다. 이력서는 깔끔하고 두툼한 종이에 인쇄하여 가져 가고, 포트폴리오는 이와 같이 온라인 웹사이트에 깔끔하게 정리하여 아이패드나 노트북에 띄워서 갑니다. 보통 기업별로 디자이너와 인사담당관을 3-4명씩 파견해서 수십 명의 학생들이 줄을 서서 서로의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1:1로 약 3분가량 발표하게 되는데요, 이를 통해 인사담당관 분들께서 즉흥적으로 다음날 혹은 추후에 면접시간을 바로 잡아주십니다. 이것이 면접을 따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포트폴리오와 이력서, https://antonios.work에서 열람가능

만약 주변에 설명회나 취업박람회가 없다면, 인사추천제도를 사용하는 것도 성공확률이 높은 방법입니다. 미국은 한국과 다르게 모르는 사람이어도 같이 대화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따라서 링크드인의 inMail 기능을 통해 면접보고 싶으신 회사에 일하는 디자이너분들 몇 분에게 메시지를 보내시면 됩니다. 처음에는 뻘쭘하겠지만 몇 번 해보시면 생각보다 성공률이 높다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


여기서의 목적은 그 회사 디자이너분의 인사추천을 받아내는 것이고, 따라서 메시지 내용은: 디자인 지망생이고 그 회사에 관심이 많은데 당신에게 포트폴리오 첨삭을 받아보고 싶고, 회사 문화에 관한 질문도 많다. 시간이 괜찮다면 Zoom/구글 행아웃을 해준다면 감사하겠다. 이런 내용으로 메시지를 보낸다면 답변이 올 확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미국분들은 동종업계분들을 돕는 것도 즐기고, 초면에 대화하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에 가능한 방법입니다. 제 주변에서도 취업박람회에 참석하지 않은 회사들은 이와 같은 방법으로 인사추천을 받아 면접 본 친구들을 많이 봤습니다.




2차: 1:1 포트폴리오 리뷰

30분가량 프로젝트 두 개 발표하기


두 번째 관문은 디자이너 분과의 1:1 면접입니다. 회사마다 구글 행아웃/Zoom/전화통화로 원격으로 진행할 수도 있고, 탑티어 대학이라면 본인 대학교에서 면대면으로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링크드인 같은 경우는 기업설명회 바로 다음날에 저희 학교 캠퍼스에서 진행을 했습니다.


1:1 포트폴리오 리뷰에서는 30분 동안 본인 포트폴리오에 있는 작품 두 개 정도를 발표하게 됩니다. 10분 발표+ 5분 Q&A + 10분 발표 + 5분 Q&A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작품을 발표할 때는 대부분 UX 디자인 프로젝트 위주로 발표하게 되며, 궁극적인 목적은 본인이 UX 디자인 프로세스를 숙지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과, 와이어프레임 및 인터랙티브 프로토타입을 통한 UI/시각 디자인 능력을 구비하고 있다는 것, 프로젝트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자연스럽게 스토리텔링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디자인적 결정을 논리 정연하게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보통 이 스테이지는 그렇게 깐깐하게 보지 않으며 UX 디자이너로써의 기본적인 소양이 있는지만 점검하는 스테이지여서 크게 긴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UX 디자인 프로세스 및 인터랙티브 프로토타입 발표




3차: 디자인 챌린지

본격적인 디자인 역량 테스트의 시작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여러분의 디자인 실력이 테스트에 들어갑니다. 인사과에서 디자인 챌린지를 보내주며 1주일의 기간을 줍니다. 디자인 과제 같은 개념이며, 세 가지의 주제 중 한 가지를 골라 특정 앱이나 기능을 디자인하여 제출해야 합니다. 링크드인의 경우에는 현존하는 링크드인 어플/웹 경험에 덧대어서 추가 기능을 디자인하는 과제가 나왔었습니다.


Design a LinkedIn experience that helps college students discover and connect to their classmates, without relying on email.
대학생들이 이메일에 의존하지 않고 다른 학생들과 연결할 수 있는 링크드인 경험을 디자인하시오.


제 주제는 위의 주제였고, 링크드인 어플에 추가될 수 있는 기능을 디자인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디자인 과제를 주는 이유는 제가 만약 입사를 하여 실제 링크드인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시, 링크드인 플랫폼에 대한 이해도가 얼마 정도 되는지, 그리고 UX 디자인 프로세스를 성공적으로 적용시킬 수 있는지, 현실성 있는 기능인지, 그리고 디자인의 완성도가 얼마나 높은 지를 평가하기 위함입니다.


이와 같은 디자인 챌린지를 할 때는 통상적인 UX 디자인 프로세스: 사용자 리서치, 리서치 인사이트, 기능 브레인스토밍 (ideation), 와이어프레이밍, 프로토타이핑 같은 절차를 약식으로 거쳐 1주일 안에 높은 완성도의 기능을 만들어 내는 것이 관건이며, 매 순간 논리적으로 왜 이러한 결정을 내렸는지 간단명료하게 설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대학교의 각종 동아리 활동을 중심으로 대학생 교류 기능을 만들기로 결심했다면, 왜 굳이 동아리 활동을 위주로 기능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논리적인 설명이 포함되어있어야 합니다. 여러 대학생과 인터뷰를 한 결과, 동아리 활동이 서로 관심사가 맞는 학생을 만나기 가장 좋았다는 결과가 많다던지, 어떠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 논리적 설명 없이 프로세스만 나열한다면 탈락할 가능성이 99%입니다.

2018년에 제출하였던 링크드인 디자인 챌린지

제가 2018년에 링크드인에 제출하였던 디자인 챌린지는 여기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4차: 최종면접

5시간의 고통스러운 마지막 관문


디자인 챌린지까지 무사통과하셨다면 마지막 최종의 4차 면접, 최종 onsite 면접이 남아있습니다. 최종면접의 평가기준은 프로젝트 설명, 소통, 논리적 설명 및 토론, 그리고 인성과 성격 검사입니다. 최종면접까지 가신 분들은 디자인 실력은 이미 검증되신 분들이라 디자인 실력을 보려는 것이 아닙니다. 과연 이 사람이 우리 회사 직원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지, 프로젝트 발표 시 답답하지 않고 간단명료하게 본인의 스토리를 논리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지, 간단하게는 이 친구가 내가 함께 일하고 싶은 친구인지 평가하는 자리입니다.


제 경험상 실리콘밸리는 UX 디자이너 선발 시 디자인실력 50%, 소통능력 50% 정도의 비율로 보는 것 같습니다. 최종면접은 소통능력 50%를 평가하는 자리입니다.


링크드인 같은 대기업 혹은 잘 나가는 스타트업들은 최종면접 참가자들을 회사 본사로 직접 초대하며 항공권, 호텔 숙박, 택시비, 식사비까지 모두 제공합니다. (네, 저도 컬처쇼크였습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 돈 정말 많더군요.)


팰런티어는 심지어 룸서비스에 샴페인까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면접당일 아침 제게 닥칠 시련도 모른체 근처 블루보틀 커피에서 여유를 부렸네요 ㅋㅋ


근데요, 이렇게 잘해주는 이유가 따로 있더라고요. 최종면접 자체가 정말이지 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우선 최종면접 일주일 전에 최종면접 스케줄을 보내주는데요,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 진행합니다.


우선 스케줄을 살펴봅시다.


살인적인 마이크로소프트, 링크드인 최종면접 스케줄

11:00 - 12:00 PM: 디자인 챌린지, 포트폴리오 작품 2개 발표 및 질의응답

12:00 - 1:00 PM: 점심식사 및 주니어 디자이너 1:1 면접

1:00 – 1:45 PM: 시니어 디자이너 1:1 면접

1:45 – 2:30 PM: 시니어 디자이너 1:1 면접

2:30 – 3:15 PM: 디자인 디렉터 1:1 면접

3:15 – 4:00 PM: 시니어 매니저 1:1 면접



1. 디자인 챌린지 및 포트폴리오 발표

최종면접 전에 제출하셨던 디자인 챌린지와 본인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자신 있는 프로젝트 2개를 한 시간 내에 발표해야 하며, 강도 높은 질의응답이 동반됩니다. 방에는 여러 부서에서 오신 디자이너 6-8명께서 관전하시며, 거의 모든 PPT 슬라이드, 모든 디자인마다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디자인 논리 (design rationale)을 요구합니다. 예를 들어:

동아리 활동 리스트를 볼 때 필터 기능은 왜 이것들로 결정했나요?

왜 동아리 가입절차를 링크드인 메시지로 선택했나요? 신청 가입서나 이메일 같은 방법도 고려해보셨나요?

동아리 페이지 구성에 사진갤러리는 왜 필요한가요? 동영상이 사진보다 낫지 않나요?

이와 같이 왜 기능을 특정 방식으로 디자인하였는지에 대한 질문이 굉장히 많이 들어옵니다. 그러므로 사전에 미리 본인의 디자인 프로세스를 쭉 다시 복습하며 논리적 설명을 모두 준비해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점심식사 및 1:1 면접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귀로 들어가는지 도무지 알 방법이 없었습니다. 회사 식당에서 밥을 먹긴 하는데, 계속 끊임없이 질문을 합니다. 왜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지, 어떻게 디자인을 접하게 되었는지, 왜 링크드인에서 일하고 싶은지, 각종 인성면접 (behavioral) 질문을 하시는데 저는 피자 한 조각 정도만 먹고 체 할 것 같아 더 이상 먹지 않았던 기억이 있네요. 하지만 이 면접이 그나마 난이도 최하인 쉬운 면접이었습니다.


3. 네 번의 강도 높은 1:1 면접

점심식사 면접은 그냥 맛보기 면접이었고, 그 뒤에는 더 직급이 높은, 디렉터급 분까지 가세하여 1:1 면접을 진행하게 됩니다. 각 면접마다 평가기준이 다르나, 인사과에서는 절대 알려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질문들에서 유추해보아 팀워크, 디자인적 논리, 그리고 리더십과 목표의식을 평가하는 것 같았습니다. 여기서는 디자인 챌린지, 혹은 발표했던 2개의 포트폴리오 프로젝트 관련 질문세례가 퍼부어지며 정신이 혼미 해질 정도로 집중했던 기억이 있네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지원자의 인성과 성격까지 꼼꼼히 체크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한국과는 다르게 말이 많고 밝은 지원자들을 좋아하는 분위기여서 면접 내내 웃고, 면접관과 아이컨택을 해야 하며, 미국인처럼 리액션도 과하게 해야 한국분들은 이 파트를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정말이지 한국인과 미국인의 주파수 차이(?)를 맞추는 게 가장 어려운 부분 같습니다. (면접이 끝나고 하도 웃는 표정을 짓느라 입 주변 근육이 하루 종일 얼얼했었습니다.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는데,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합니다.)


좌: 택시타고 면접보러 가는 길인데 비가 너무 많이 왔어요. 우: 면접끝나고 완전 해탈한 상태로 나왔습니다. 저 멀리 샌프란시스코 랜드마크 Salesforce Tower가 보이네요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던 면접 결과

축배를 들라!!


최종면접을 보고 다시 피츠버그로 돌아온 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인사담당관에게 이메일이 왔습니다. 최종면접 관련해줄 이야기가 있으니 전화통화가 언제 가능하냐는 이메일이었습니다. 이것은 분명 붙었거나 떨어졌거나 둘 중 하나임이 틀림없어서 잔뜩 긴장한 상태로 전화통화를 기다렸고, 다행히도 최종 합격하였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날 샴페인 한 병을 원샷했네요 ㅎ




어떠셨나요? 면접 과정이 상당히 길고 어려워 보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디자인실력은 자신이 있었지만 소통 부분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원어민급으로 영어 구사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인과 분위기까지 맞춰가며 100% 미국인처럼 발표하고 답변하는 것이 가장 어려워서 많은 면접을 떨어져 보고 연습한 뒤에야 비로소 합격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처음 몇 번의 면접은 연습이라고 생각하시고 많이 경험해보셔야 만족할만한 퀄리티의 면접을 구사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23군데의 회사와 면접을 보면서 그동안 쌓인 내공의 역할이 컸습니다. 실전이 곧 연습이니 두려워하지 마시고 면접 경험을 다양한 회사와 쌓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세계적으로 뛰어난 기업들에서 활약 중이신 한국인 디자이너분들을 만나보세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등등 유명 기업에서 활약하시는 한국인 디자이너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 있습니다. Koreans Who Design이라고 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들에서 몸담고 계시는 분들 프로필, 포트폴리오, 이력서, 링크드인을 볼수있고, 또 궁금한점이 있으면 직접 연락도 가능해서 디자이너분들께 도움이 될것같아 추천드립니다.

https://www.koreans.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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