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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실리콘밸리 UX 취업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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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안토 Oct 09. 2020

미국 UX디자인/HCI 대학원, 잘못가면 취업실패 높아

2020년 10월 H-1B 취업비자 개정안에 따른 HCI 대학원 선택조언

안녕하세요, 마이크로소프트 산하 링크드인 뉴욕에서 UX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안토입니다.

오늘 기어코 트럼프 정부에서 H-1B 취업비자 관련 개정안을 내놓았는데요, 내용이 참 충격적이네요. 미국에서 일하는데 필수조건인 H-1B 취업비자 지원가능한 연봉 기준을 확 올려버리는 바람에 많은 한국분들께서 H-1B 지원자격미달이 되어버린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기준 UX 디자이너 석사졸업 신입사원의 최소 연봉이 무려 $118,269로 책정되어 수많은 분들께서 갑자기 기준 미달이 되셨습니다. 이 만큼 주는 기업들도 대기업과 잘나가는 스타트업 제외하면 그리 많지 않구요. "최소연봉 높아지면 돈 많이받고 더 좋은거 아니야?"라고 생각 하실수도 있는데, 법안 취지 상 그만큼 외국인채용을 어렵게 만들어서 줄인다는 내용이라 한국분들께 전적으로 불리한 법안입니다.

현재 많은 기업에서 소송 준비 중이라 추후 취소될 수도 있는 법안이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으로 UX 디자인/HCI 유학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취업 실패를 줄이는 중요한 조언을 해드리려 합니다.

1. 미국 취업이 목표라면 STEM OPT 대학원 아니면 웬만하면 오지 마세요. 취업이 안됩니다. (카네기멜론, 듣고있나?)

(2023년 2월 업데이트: 카네기멜론 디자인 석사 (MDes) 프로그램도 2022년에 STEM 인증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로써 카네기멜론 MDes는 STEM도 되고, 인턴도 가능한 2년제인 만능 프로그램이 되었네요!)

제 이전 글에서는 STEM 대학원을 추천하는 정도였지만, 최근 상황, 코로나사태로 인한 불경기, 그리고 지인분들의 상황을 종합해본 결과, STEM 아니면 오시지 말라고 당부드리고 싶네요.

STEM OPT가 있다면 3년 취업활동이 보장되고, H-1B 지원 기회가 4회가 있어서 대기업들에서 정상 채용합니다. 하지만 STEM OPT가 없다면, 즉 1년 일반 OPT 프로그램이라면 가장 비자 스폰서를 잘해주는 대기업마저도 채용을 피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페이스북 - 페이스북은 대놓고 OPT 기간이 2년 이상 남은 학생만 채용하겠다 라고 공고하고 있습니다. 그 말은 즉슨 이제 갓 STEM OPT 과정을 졸업한 학생들만 채용하겠다는 말이고요, 일반 OPT는 지원도 안 받겠다는 뜻입니다.

꼭 STEM OPT 되는 곳으로 가시고, 카네기멜론 디자인 석사 (MDes) 같이 STEM 없는 곳은 되도록이면 오시지 마세요. 물론 해외에 지사가 많은 몇몇 착한 회사들은 그래도 취업시켜주기도 하지만 불필요하게 확률 낮추실 필요 없습니다. 정말로 마음고생하십니다.

2. 가능하다면 꼭 2년제로 가세요. 1년제 오시면 인턴 못하시는데, 요새는 인턴 정규직 전환이 대세입니다.

특히 올해 따라서 인턴에서만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회사들이 많아졌습니다. 그 말은 즉슨 1년제 프로그램을 나오시면 하계 인턴십을 못하시게 되는데요, 링크드인을 포함한 많은 회사들이 신입사원을 인턴 중에서만 뽑고 있습니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지만, 미국 취업은 확률이 높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괜히 1년제 가셔서 고생하실 필요 없으십니다. 가능한 선택폭을 최대한 넓히는 게 중요하고요, 그러려면 STEM OPT 2년제 대학원을 가셔야 합니다.

3. 웬만하면 대기업으로 가셔야 합니다. (feat. FAANG)

FAANG을 아시나요? Facebook, Apple, Amazon, Netflix, Google, 흔히 가장 크고 성공적인 IT 기업을 일컫는 말인데요, H-1B 취업비자도 대기업일수록 잘해주고, 스타트업일수록 스폰서 하기가 어렵습니다. 사실 FAANG 중에서 현실적으로 대학원 나와서 신입사원으로 입사할 수 있는 회사는 Facebook, Amazon, Google 뿐인데요 (Apple, Netflix는 신입 채용 거의 안 합니다), 저는 여기에 Microsoft도 추가하고 싶네요. 하여튼, 스타트업으로 가시면 이번에 개정된 H-1B 법안 때문이 아니더라도 원래 H-1B 스폰서 확률이 FAANG에 비해 낮은 편이었습니다. 이번엔 더더욱 어려워지게 되었고요. 간혹 가다가 스타트업의 비전이나 제품이 더 마음에 든다고 스타트업 위주로 지원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한국분들께서는 영주권 획득 전에는 스타트업보다는 대기업 위주로 지원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4.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미국 취업이 목적이라면 카네기멜론 석사는 최악의 선택입니다.

카네기멜론 내 School of Design vs HCII 정치싸움에 유학생들이 손해 보는 상황 지속

저도 제 대학교 이름 가지고 이렇게까지 깎아내릴 생각은 없었으나, 시국도 시국인만큼 말씀드려야 하는 것이, 카네기멜론 학부나 PhD는 괜찮은데 석사 오시면 취업확률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이거는 MDes던 MHCI던 똑같습니다. 현재 카네기멜론에서 School of Design과 HCII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몇 년째 지속 중입니다. 다른 대학교 석사 프로그램은 멀쩡하게 2년제 STEM OPT 하는데 왜 세계 HCI 명문대인 카네기멜론만 이렇게 불완전한 시스템인지 궁금하시지 않으셨나요?

카네기멜론의 HCII가 미국에서 역사가 가장 깊은데요, School of Design도 이에 못지않게 깊은 역사를 자랑합니다. 원래 이 두 부처가 싸울 일은 없었어요. 근데 UX 디자인이 유행하는 바람에 두 프로그램에서 모두 UX 디자인을 가르치고, 졸업생을 배출하기 시작하면서 UX 디자인에 대한 소유권을 서로 가져가려고 견제하기 시작하게 됩니다.

STEM OPT를 허가받으려면 대학교에서 이민세관단속국 (ICE.gov)에서 지정한 STEM OPT 코드 중 하나를 신청해야 하는데요, 모든 HCI 프로그램은 30.3101, Human Computer Interaction으로 등록합니다.

타 대학원들은 UX 디자인 관련 프로그램이 한 개뿐입니다. 따라서 그 프로그램을 30.3101로 등록하고, 2년제로 해서 학생들에게 취업에 있어서 최적의 조건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카네기멜론에서는 30.3101을 HCII (BHCI, MHCI)에서 먼저 가져갑니다. 프로그램 이름 자체가 HCI이니까요. 이에 따라 School of Design의 BDes와 MDes 프로그램은 STEM OPT 신청을 할 수 없게 됩니다. 두 프로그램의 수장은 몇 번을 만나 협의와 논의를 했지만 결국 내릴 수 있던 결론은 MDes는 STEM OPT가 없지만 인턴이 가능한 2년제, MHCI는 STEM OPT를 가졌지만 인턴 불가한 1년제, 이렇게 밸런스를 맞춘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뇌피셜입니다. 공식적으로는 공개하지 않지만 제가 14년도부터 6년간 봐온 두 프로그램에 갈등에 의하면 이렇게 됐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리하여 카네기멜론 디자인 대학원생들에게 불리한 환경이 조성 되어 버렸습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건 이런 상황에 쓰라고 있는 말 같네요.

저는 카네기멜론 학부 Information Systems + HCI 복수전공 출신이어서 인턴십도 가능했고, STEM OPT도 받은 상태여서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취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카네기멜론에서 봐왔던 많은 한국 대학원생분들께서는 STEM OPT가 없거나 (MDes), 1년제라 인턴십을 못해서 (MHCI) 마음고생이 상당히 심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