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상하게 차에서 많은 생각을 한다. 오늘은 어떤 일이 일어날까, 머리로 시뮬레이션을 그린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출근길, 차에 올라타 옆자리에 가방을 던지고, 손잡이엔 담배와 라이터를 꽂아 놓고 시동을 건다. 그리고 라디오를 튼다. 운전대를 잡기 전 나의 루틴이다. 하지만 오늘따라 음악이 듣고 싶었다. 블루투스를 연결하고 볼륨을 올려 휴대폰에 받아 놓은 음악을 틀었다. 아, 난 차에서 음악을 듣는 것 또한 좋아한다. 나의 상황과 엮어보기도 하며 가사를 음미하며 듣는 맛이 참 좋다. 내 이야기 같아서 말이다. 운전대를 잡고 흥얼흥얼 거리며 출발했다.
그렇게 몇 곡을 들었을까, 갑자기 엄마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지?’ 순간 환청이 들리는 건가 착각까지 했다. 언제 녹음이 됐는지, 생각지도 못한 귀한 엄마 목소리였다. (2006년에 녹음된 파일.)
“어 민아.”
“엄마 밥먹었나?”
“어 먹었다.”
“오늘 안바빳나?”
“아까 전까지 바쁘더만, 지금은 괜찮네.”
“그래 엄마 쉬엄쉬엄 해라”
“그래”
“알았다 끊을게”
짧은 녹음파일이 꺼지고, 다시 음악이 나온다.
난,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다.
가족들의 일상적인 대화였는데도 불구하고, 간직하고 싶은 보물이 되었다. 너무나 감사한 마음에 또 한 번 흐느낀다.
엄마 잘 지내고 있제? 이제 안 아프제? 밥은 잘 먹고? 잘 지냈으면 좋겠다. 엄마 그런데, 나도 가끔 투정 부리고 싶을 때가 있는데 이젠 온전히 내 투정을 받아 줄 사람이 없네. 뭐, 그렇다고 하하;; 나도 어른이지만 그래도 엄마 없는 빈자리가 크긴 하나 보다. 보고 싶네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