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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시일강 김형숙 Oct 27. 2023

별빛 밤하늘 아래서 생각한 것들

별이 되어준 그녀

별빛은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찬란한 아름다움을 준다. 어두운 밤하늘에 별들이 보인다. 신안 상태에서 바라보는 밤하늘에 별들이 드문드문 있다. 주변에 쌓인 염전은 바다냄새를 풍긴다. 시골 한적한 곳에서 바라보는 밤하늘과 도시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공기부터 다르다.     

22년 12월 연말 서울에서 낭독회, 길거리 버스킹을 공연했다. 낭독독서모임 시간에 ‘낭독 버스킹공연해요’라고 말했던 낭준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녀의 별빛이 내 마음을 따스하게 감싸준다. 서울 시민청과 광화문에서 낭독했던 길거리 버스킹과 청계천의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인사동의 전통문화가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오후 4시 서울시민청에서 길거리 버스킹을 하기 위해 낭독가들이 모였다. 버스킹을 제안한 그녀는 시낭송가였다. 목소리의 울림이 좋아 인기가 많았다. 경기도 수원에 살고 있는 그녀는 60대 초반이었다. 배움과 사회활동이 많아 여유를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그녀와 나의 인연은 낭독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시낭송가로 활동하던 그녀가 낭독을 선택한 것은 나이가 먹으면서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시낭송은 외워서 하기 때문에 힘들다고 했다. 반면에  낭독은 글을 보고 낭송을 할 수 있어 낭독을 선택했다고 했다. 그렇게 그녀와의 인연이 1년 넘게 지속되었다. 

수원화성에서 낭독회 모임을 가졌다. 수원행궁에서 낭송했던 그녀의 모습이 스치고 지나간다. 지나가던 행인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낭송을 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뭇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는 힘이 있었다.

그녀와 시민청에서 만나 낭독회를 했다. 꽃가게와 배달서비스를 했던 그녀는 코사지를 예쁘게 포장해 왔다. 우리는 가슴에 달고 낭독을 했다.

지나가는 아이와 아빠도 참여시켜 좋은 시간을 보냈다. 날씨는 추웠지만 연말이라 청계천에는 사람이 많았다. 소라탑 앞에는 무대가 펼쳐졌고 삼삼오오 연인들이 짝을 지어 이동했다. 장갑을 꼈지만 손이 시렸다. 호호 불며 낭독 길거리버스킹 공연을 했다.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나와 그녀의 목소리는 세찬 바람을 뚫고 공중에 퍼져나갔다. 신기해하며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날씨는 추웠지만 낭독을 알리고 싶었다. 따뜻한 겨울 사람들의 마음을 감싸줄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인사동으로 이동해서 초청공연을 보았다. 그곳에서 그녀와의 낭독은 계속되었다. 감사와 감동의 물결이 나의 마음을 출렁이게 만들었다. 

이제는 그녀를 만날 수 없다. 그녀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 그녀가 보고 싶다.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을 때 나의 마음이 쿵하고 가슴 차크라가 무너졌다. 소리 없는 눈물이 흘렀다. 시간이 멈춘듯했다. 낭독의 꿈을 함께 꾸었던 하나의 별이 사라졌다. 그녀가 내게 꿈을 꾸도록 용기를 주었다. 그녀에게 속삭였다. 낭독하며 세계여행하는 꿈을 이루겠노라고. 

다양한 이야기와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 낭독 길거리 버스킹 공연을 했던 추억을 가슴에 묻었다. 그 낭독회에서는 예술과 열정이 만나고, 평범한 일상이 특별한 순간으로 변했다. 거리의 소리와 사람들의 환호성이 서로 어우러져, 도시의 삶이 활기와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올랐다.     

이 모든 경험들은 감성을 자극하며, 삶에 대한 깊은 생각과 감사함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이런 감성적인 순간들을 통해 우리는 세상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나는 소중한 경험들을 담아, 우아하고 세련된 낭독을 하려고 한다.     

낭독으로 나는 세계를 여행하며 서울의 아름다움과 예술의 힘을 전달해 줄 것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감동과 영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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