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월요일 아무렇지 않게 퇴근하고 그다음 날부터 오늘까지 일 생각 한 번도 하지 않고 방 안에 숨어 있었다. 2020년 9월에 창업하고 이리 오래도록 일하지 않은 적은 처음이다.
방 안에서 백수처럼 있었다. 불규칙적인 수면 시간과 식사, 청소도 귀찮고 씻는 것도 겨우 겨우. 모든 게 귀찮아 배달을 애용했다. 집 앞 편의점 갈 때 상쾌한 바깥공기가 반가웠어도, 다시 방 안으로 도망쳤다. 이불에 박혀 미친 듯이 유튜브를 봤다. 재미없어도 그냥 봤다. 보다 자고 보다 자고. 몸은 편했지만, 마음은 불편했다.
코파운더로서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다지만, 근무 시간은 여느 직장인과 다를 바 없다. 팀은 아직 적자 상태다. 평일에는 가끔 날을 새고 주말에 가끔 일하지만, 이는 창업자로서의 숙명이다. 이것도 예전에 비하면 빈도가 낮아져 나름대로 워라밸을 신경 쓰고 있다고도 생각을 했다.
그래서 요즘 힘들어도 내가 문제라고 생각했다. 코파운더라는 직책은 있는데, 경험과 능력은 그 직책이 무색할 정도로 부족하다. 남들에게 부끄럼없이, 팀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내 노력이 무색할 정도로 팀의 성장은 너무나 더디다. 내 노력이 정말로 팀에 기여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다. 아니면 그 총량이 너무나 작은 것일지도.
틀어박혀 있는 동안, 팀에 큰일이 나지는 않았다. 물론 다른 팀원들이 나를 대신해 고생했겠지만. 항상 마음에 품고 있던 압박감만큼 크지 않았다. 그래서 더 알겠다. 일, 정말 중요하고 열심히 할 거지만, 내 몸과 마음이 더 중요하다. 나 없이는 팀은 의미 없다. 다시 나를 가꾸자. 스스로 만든 루틴을 꼬박꼬박 지키고 독서, 쓰기를 생활화 하자. 내 주변 분들에게 감사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