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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여행가 안젤라 Mar 11. 2022

대통령 선거 결과로 부모님께 축하 전화를

제20대 대통령 선거 결과

제20대 대통령 선거 결과가 발표되던 어제는 누군가에게는 희(喜), 누군가에게는 비(悲)가 교차되는 순간이었다.


40대 주부인 나는 아이들이 학교에 간 후 친정 엄마의 안부전화를 받았다. 엄마는 초저녁 잠이 많은데 선거 결과가 궁금해서 TV를 보느라 새벽 3~4시까지 잠을 설쳤노라 하셨다. 피곤하실 만도 한데 엄마의 목소리는 더없이 밝았다. 나는 엄마의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축하드립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엄마는 “그래, 고맙다.” 하시며 아이처럼 좋아하셨다. 엄마의 목소리를 들으니 내가 지지했던 후보가 당선되지 않았음에도 마음이 조금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아이들이 하교 후 집에 돌아왔을 때는 아이들과 함께 시댁에 전화를 드렸다. “어머니, 어머니가 지지하신 후보가 당선되셨지요? 축하드립니다.” 했더니 어머니는 역시나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씀하셨다. 개표 방송 초반에 당신이 지지한 후보가 득표율에서 뒤처지고 있을 때는 아버님과 함께 걱정을 하기도 했다고 하셨다. 양가 어머니께 축하 전화를 드리고 나자 나까지 기분이 좋아지고 있었다.


저녁에 남편이 퇴근해서 들어왔을 땐 양가 아버님께 전화를 드렸다. “아빠, 축하드려요. 아빠가 바라던 분이 대통령이 되었으니 말이죠. 양가 부모님들이 너무 기뻐하시니 이건 그냥 넘어가지 말고 진짜 축하를 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축하전화 드렸어요.” 했더니 평소 무뚝뚝한 나의 아빠도 “그래, 고맙다.” 하셨다. “그런데 너는 누구를 뽑았느냐?라고 물으셔서 내가 지지했던 후보가 당선이 되진 않아 서운했던 마음이 들긴 했지만, 이렇게 어른들이 좋아하시는 것을 보니 서운했던 마음이  가라앉고 있다 말씀드렸다.

의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아이 앞에서 결과를 깨끗이 받아들이는 모습, 이긴 자에게 축하를 건네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 것 같아 축하 전화드리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한 나라가 대통령 한 사람에 의해 모든 것이 좌지우지되지는 않는다.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그런 시대가 되어서도 안된다. 무조건적인 비판이 아니라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잘못되었다 싶은 부분은 개선시켜나갈 수 있도록 사회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우리가 관심을 갖고 의견을 주고받다 보면 분명 지금보다 더 하나 되고, 강한 대한민국이 되리라 기대해 본다.


5년 후에 있을 다음 선거에는 성인이 되는 큰 아이와 함께 투표를 하러 가게 된다. 그때는 정말 뽑고 싶은 후보자가 너무 많아서 고민스러운 선거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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