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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성옥 Oct 21. 2023

리아이가 달라졌어요 / 우리엄마도 달라졌어요

잔소리가 사라진 엄마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 우리엄마도 달라졌어요      

우리집 예쁜 풍경 중 하나는 아침독서이다. 학교 가기전 10분에서 15분 정도의 시간은 책읽기 시간으로 채운다. 처음 시작할 때는 5분도 못견디고 왔다갔다 하던 아이들이 2년 넘게 매일 아침시간을 투자하니 습관이 되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양치가 끝나면 가방을 정리해서 거실에 모두 모인다. 엄마도 물론 책을 가지고 같이 앉는다. 모닝커피를 끓여 옆에 놓고 아이들과 함께.

“엄마는 무슨 책 읽어요?”

“어? 어! 엄마는 상담사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야.”

“엄마는 상담사가 꿈이에요?”

“아니. 그냥 상담사 공부를 해보려고 하는 중이지. 엄마가 열심히 공부해서 너희들 문제를 상담해 줄게.”

당당히 말했지만 늦공부를 시작하는 엄마는 너~~~무 늙었다. 내용은 봐도봐도 처음본 것 같고 읽고 읽고 또 읽어도 머릿속에 들어오질 않는다.

“엄마. 상담공부 어려워요?”

“어렵지. 너희들 학교시험보다 더 어렵다.”

“무슨 내용이인데요?”

“엄마가 읽어줄테니 잘 들어봐 얼마나 어려운 내용인지.”

[개인심리 상담의 목표 어떤 징후의 제거가 아닌, 내담자 자신의 기본적인 과오를 인정하고 자신의 자아인식을 증대시키도록한다......]

열심히 설명하는 엄마를 쳐다보던 딸.

“근데 엄마, 엄마가 상담공부하는 동안 잔소리가 줄어든 것 같아요. 상담공부 효과인가요?”

“뭐?”

“아니. 말도 부드럽게 하시고 화도 덜 내신다니까요?”

“맞지. 애들아?” 

“맞아. 언니. 요즘 나도 그런 생각이 들었어. 양말을 뒤집어 놨는데 엄마가 화를 안낸 것 같았어.”

“언니. 나도 나도야. 화장실에서 양치하다가 물장난 쳤는데 00야 빨리 양치하고 나와야지 하고 예쁘게 말했다니까.”

“엄마 목소리가 부드러워졌어.”

이구동성 아이들의 화답을 듣는 엄마는 기분이 묘해진다.

“우리 엄마가 달라졌다니까요. 하하하.”

아이들의 진담 반, 농담 반의 놀림을 들으며 수개월을 공부했지만 결국 엄마의 몇 번째 버킷 리스트인 상담사 시험은 보기좋게 미끄러졌다.

“엄마 상담사 시험 떨어졌다.”

“괜찮아요. 엄마 공부하는 동안 우리들은 잔소리를 덜 듣고 살았잖아요.”

“도전 하세요. 내년에 더 열심히 하시면 되요.”

이것들은 엄마의 도전을 응원하는 것인가, 잔소리가 줄어들 엄마를 기대하는 것인가. 키득거리며 엄마를 놀려대는 아이들에게 강하게 경고(?)장을 날렸다.

“알았다. 내년에는 꼭 자격증 따고 말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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