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처음으로 만들었던 매거진 '도움이 될 수 있다면'의 첫 글인 '영양사 출신이 알려주는 요리 잘하는 방법'글이 카카오#탭에 기재가 되었던 것인지 나에게는 생소한 몇천 정도(현재 8000)의 조회수를 기록하게 되었다.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매거진을 요리 콘텐츠로 만들 생각인지 묻는 작가님이 계셨는데 예정에는 없던 시나리오였고, 정말 작은 도움이나마 될 수 있을 법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었기에 요리 이야기와 나의 잡다한? 꿀팁들의 이야기를 병행하지 않을까 싶다.
오늘 다루고 싶은 주제는 '키 큰 여자가 느끼는 매력 있는 남자/매력 없는 남자'이다.
일단 나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여자. 키 179cm
초등학교 6학년 때 신체검사 결과 앉은키 전교 일등 (이거 대체 왜 알려줬는지 아직도 이해 안 됨)
중학교 3학년 때 반 대표 남녀 혼합 농구 선수 출전. 골대 막는 역할 수행 (누가 만들었어 이 게임. 전교회장 나와)
고등학교 때 모델 에이전시 등록 후 발탁돼 연습생 시절을 잠시 거침 (외향적인 성격이 못돼서 포기함)
<키의 이력>
초등학교 6학년 때 - 162cm
중학교 때 - 171~2cm
고등학교 때 - 175cm (이때 멈출 줄 알았다)
대학교 때 - 178~9cm (그렇다. 나는 대학교 때까지 키가 컸다.)
지금은 정말 성장이 멈췄다. 항상 179cm.
(다행이다.)
청소년기 때는 나랑 키가 비슷한 친구들이 거의 없었는데, 성인이 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키가 170cm가 넘는 언니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그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정말 많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나만의 고충이 아니었던 것이었다.)
오늘 쓰려고 하는 글은 주변에 마음에 드는 여성분이 키 큰 여성인데 자신은 키가 작다고 생각돼서 망설이시는 남성분 혹은 키 큰 여자들은 어떤 말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고 매너를 지키고 싶은 분들을 위해 작성해본다.
[ 이런 남자 매력 있어요 ]
1. 만남 처음부터 키에 대한 질문을 언급하지 않는다.
사회인이 되고 나서 가장 좋았던 것을 뽑으라면 나의 키에 대해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청소년기, 대학생 때 정말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던 말.
"키가 몇이에요?" -눈대중이라는 좋은 자가 있지 않나요
"나 몇 센티만 띄어줘" -그렇게 다 띄어줬으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네요
이런 말들을 전혀 듣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이 현상이 너무도 신기했던 나는 썸을 타던 키가 작았던 남성분께(160대 후반이셨던 걸로 기억한다) 물어봤다.
그분이 하는 말.
"평생 많이 들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지겨우실 것 같아서 안 물어봤어요."
브라보다. 별표 ★★★★★
오성급 호텔, 미슐랭 쓰리 별 레스토랑 같은 대답이다.
여하튼 그만큼항상 지겹도록 질문받는 무언가를 상대방은 무심하게 대한다면 일단 끌린다.
가수 현아가 던(지금의 남자 친구)에게 관심이 간 것도 다른 사람은 다 나를 바라보는데 던은 그녀를 신경 쓰지 않는 듯한 느낌에 호기심을 가졌다고 하지 않는가.
행복해 보이는 던과 현아. (이미지 출처) 아우디 코리아
그런 거다.
그러니 만약 썸녀가 혹은 소개팅녀가 생각보다 키가 크다면 순간 느껴지는 당황스러움, 놀람, 부러움 등의 모든 감정을 철저히 숨기길 바란다. 서로 콩깍지가 씌인다음 풀어놔도 전혀 늦지 않을 감정들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지켰다면 * 현재 점수 : 배려남+30
2. 무용하세요?라는 말을 넌지시 던져본다.
이 질문은 100점 아니 200점짜리 질문이다.
괜히 할 말이 없어서 날씨 이야기하지 말고 차라리
무용하세요? 혹은 무용하셨었어요?
이렇게 물어보자.
우리가 아는 무용가들은 어떤 이미지인가.
피땀 흘려 갈고닦은 아름다운 몸 선들의 소유자가 아닌가.
(이미지 출처) 션윈예술단
이런 이미지를 감히 나에게 입혀주는 그대의 눈동자에 치얼스~를 외치지 않겠는가.
아마 속으론 의아하면서도 나를 그만큼 관리된 몸매로 봤다는 것에 쾌재를 외치고 있을 것이다.
* 여기서 중요 포인트:
대답을 "몸 선이 너무 예쁘셔서요"라고 말했다가는 '뭐야 나를 훏어본거야?' 하는 취급을 받기 싫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냥 그런 느낌이 들어서요"
라고 시크하게 던지자.
그리고 이것을 지켰다면 * 현재 점수 : 호감남+30
크.... 아... 너무 감정 몰입했다.
나는 마저 글을 열심히 작성하도록 한다.
3. 저는 키 큰 여자 좋아해요
좋으면 제발 솔직해지자.
나는 살면서 이 얘기를 한 사람을 현재 남자 친구 외에는 본 적이 없다. 그런 남자 친구의 솔직함이 나에겐 큰 매력 어필로 다가왔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것은 키가 큰 남자가 말하나 작은 남자가 말하나 똑같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면 키가 작은 남성분이 말하는 것이 더 매력으로 다가올 것 같다. 왜냐? 그런 자신감 넘치는 남자를 본 적이 없으니까.
키 큰 여자들과 대화해보면 그들이 진정 원하는 남자는 키 큰 남자보다 키 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좋아해 주는 남자이다.키 큰 여자들은 키 큰 남자를 키 작은 여자들보다 그렇게 크게 원하지 않는다. 왜냐? 내가 큰 키로 살아보니 키가 큰 게 세상 사는데 굳이 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알기때문에키 큰걸 그렇게 큰 매력으로 쳐주진 않는다. 오히려 내적으로 속이 꽉 차고 나를 배려해주는 남자에게 크게 매력을 느낀다.
그러니 되도록 빨리 어필하자.
"저는 키 큰 여자 좋아해요"
류승범이 어떻게 공효진과 교재 했었는지 알게 하는 장면. (이미지 출처) 중도일보
위처럼 말해주는 남자가 없어서,
자신감 있게 다가오는 남자가 없어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좋아하고 상대방의 모습도 있는 그대로 좋아해 주는 사람이 없어서
키 큰 여자들도 키 큰 남자한테 가는 거다.
(나라고 말하지 않겠...)
이것을 지켰다면 * 현재 점수 : 매력남+40
100점 달성을 축하드린다.
[ 이런 남자 매력 없어요 ]
1. 힐 신을 때 미리 말해주세요 - 장난으로라도 절대 하면 안 된다. 다음은 없을 테니까. 그리고 알아서 안 신으니 초조해하지 말자.
2. 콤플렉스였겠어요 - 그럼 당신은 학창 시절 당신으로 태어나 콤플렉스 셨나요? 느낌이 어떤가 정말 무례하다 느껴지지 않는가?
3. 부모님 키가 어떻게 되세요? - 백만 스물한 번쯤 들은 질문이다. 부모님을 나중에 직접 뵙고 싶은 거 아니면 물어보지 말자. 유전인지 알고 싶으신 건 알겠는데 유전 맞는 것 같으니 이제 그만 물어보자(아빠 180cm, 엄마 170cm)
4. 모델하지 그랬어요.- 칭찬이라고 하는 말인 거 너무 땡큐 베리 감사. 하지만 정말 모델하려고 했다가 성격이 안 맞아서 포기했을 수도 있는 케이스가 있다. (나라고 말하진 않겠다.) 그럴 경우 콤플렉스로 남아있을 수 있으니 쉿. 그리고 무엇보다도 안한걸 비난받는 듯한 오묘한 느낌도 들게 한다. 지나간 과거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