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일병일기 1
2016년 3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그때의 썼던 일기들.
그 일기들의 재구성.
2016년 7월 4일
-
신병 위로 휴가가 20일 남았다.
초짜 소형 운전병의 첫 시작인 302호를 처음으로 운행했다.
대대에 올라가며 운행 아닌 운행을 했다.
비도 오는 무거운 공기 속에서도 실수를 없애고 잘해보려고 정말 신경 썼다.
2016년 7월 5일
-
어젯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비가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군생활이 익숙해질수록 그와 함께 버거워지는 건 내가 똑같은 일상의 흐름에 지쳐있다는 것이다.
그냥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친구들과 맥주 한 잔을 마시고 싶다.
2016년 7월 8일
-
운전병의 날 행사.
1000일 무사고. 100일 만에 마셔 보는 막걸리가 맛있다.
2016년 7월 9일
-
번개 회관의 피자와 통닭은 어쩐지 전역을 하면 한 번쯤 생각이 날 것 같다.
2016년 7월 14일
-
오전에 나뭇가지를 제거하는 작업을 했다.
오후에는 전투사격을 갔지만 고작 7발만 맞췄다.
동기인 성규와의 초번초는 꿀잼이었다.
휴가 이야기, 군대 이야기 그리고 불침번이 끝나고 먹는 라면까지.
2016년 7월 15일
-
여태까지 내 군생활에서 느낀 장단점이 있다.
먼저 우리 동기들. 군생활의 버팀목이 되는 가장 멋있고 재밌는 친구들이다.
수직적인 문화가 약점도 크지만 또 역설적이게 가장 강한 점은 그 체계 안에서
서로가 마주치고 볼수록 형, 동생처럼 친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점이라면 역시 폐쇄적인 집단 인터라
나를 숨겨야 하는 게 무척이나 힘들다.
단 한 가지, 나는 내가 해야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눈빛이 좋은 사람이 되는 것, 사람으로서 멋진 매력을 가져야겠다.
2016년 7월 27일
-
휴가 마지막 날.
월포에서 수범이와 성윤이, 민혁이와 좋은 추억을 가졌다.
부대 복귀가 아쉽지만... 이겨내자 군생활.
2016년 8월 2일
-
소형 후임이 들어왔는데 생활관 후임이 됐다.
이름은 연광민이다. 지내다 보면 더 친해지겠지만 아직은 말이 많이 없다.
2016년 8월 3일
-
김재하 상병과 102 연대 2대대의 소초들로 지리숙지를 갔다.
L소초는 송도 길 끝에 있는데 정말 여기서 빠져나오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싶다.
2016년 8월 4일
-
후진 부족, 원클러치 밀림 현상.
중대장 앞에서 하지 않는 실수를 소대장들 앞에서 한다.
운전을 잘하고 싶어서 스스로에게 더 화가 난다.
2016년 8월 8일
-
쉴 틈 없이 세차를 했다.
302호, 16호, 8호.
내부와 외부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운행 부르면 뛰어가고
속도가 빠르다고 2 소대장이 뭐라고 했다.
이제는 슬슬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진다. ㅅㅂ
2016년 8월 9일
-
가끔씩 자유로운 생활이 너무 그리워 미칠 것 같다.
그러다 보면 지금 오늘 내가 군대에 있는 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2016년 8월 17일
-
7호차 정보처 운행을 했다.
솔직히 휴식과 같은 운행이었다.
정보처는 마치 바쁜 회사 같았고 나는 그저 멍하니 한쪽 의자에 앉아서 하루를 보냈다.
2016년 8월 18일
-
드디어 첫 운행이었다.
김소연 중위와 함께 근처의 지하철역으로 갔다.
쥬씨를 사주셨다.
2016년 8월 23일
-
오전 내내 정비고에서 일을 했다.
7호차를 새로 도색도 했다.
오후에는 행정반에서 302호 대기를 하며 지냈고
당직 대기를 위해 사단 지통실로 이동했다.
2016년 8월 25일
-
회의감. 어이가 없다.
2016년 8월 29일
-
훌쩍 가을 날씨가 찾아왔다.
오전, 오후 모두 작업에 열중했다.
가지치기, 도색 작업과 사포질.
어느덧 사람들과 많이 친해져 혹은 멘탈이 강해져서 무뎌진 감도 있다.
물론 규율이라는 이름 아래 이루어지는 기계적인 일과가 꼭 좋은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곳이긴 하다.
스스로 권위적인 사람이 되는 것을 주의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