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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wovewove Dec 21. 2020

오늘의 일기.

2020년 12월 21일(에세이)

할 말은 없는데 뭐라도 쓰고 싶다. 오늘은 떠벌릴만한 에피소드도 도통한 체 할 지성도 없는데. 어젯밤에는 꿈도 안 꿨는데. 음 오늘은 동짓날이고, 우리 집은 벽돌집이라 한기가 잘 스민다. 요새 집에 오면 스툴 위에 난로를 올려놓고 두꺼운 등산용 양말을 신는다. 여전히 쌀쌀하다. 모자란 게 없는데 자꾸 모자라다. 실은 많이 모자라지. 나는 내일을 꾸어 오늘을 사는 사람이고 언젠가 밑천이 동나면 비참해질 것이다. 그래도 아직 내게는 매일 밥을 지어주는 엄마도 있고 예쁘고 향기 나는 물건들을 살 여유도 제법 있다. 충분할 게 없는데 이만하면 충분하다. 숙취가 심해서 포카리스웨트를 사 먹었다. 그걸로는 부족해서 쌀국수도 사 먹었다. 고깃국물을 마시고도 해장이 잘 안됐다. 머리는 지끈거리는데 어제를 돌아보니 웃음이 나왔다. 두통도 다 나에게 떠들 사람도 있었고 맛있는 안줏거리도 있었고 못 마시는 술을 들이부을 흥겨움도 있었다는 증거겠지. 어떻게든 좋은 면을 발견해본다. 아직도 쌀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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