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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키 Jul 04. 2021

후지이 카제(藤井 風)라는
바람이 불었을 때

후지이 카제(藤井 風) -  타비지(旅路)

고등학교 합창부 출신이다. 음악에는 치유의 힘이 있다는 걸 합창을 통해 배웠다. 돌이켜 보면 별일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지만, 학생일 때는 그 시기만의 고민이 있는 법이다. 힘들고 지치는 수험생활 속에서도 음악실에서 친구들과 같이 노래하는 순간은 즐겁고 행복했던 것 같다. 합창, 솔직히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세상에 재미있는 음악이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합창을 해본 사람들은 안다. 몰입하여 한 곡을 마쳤을 때의 그 벅차오름을. '벅차오르는 순간'이라는 표현을 쓸 일이 내 인생에서 몇 가지나 될까. 인생에서 그런 순간을 꼽으라면 음악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노래 부르던 때가 먼저 떠오른다.


 출처:https://fujiikaze.com


유튜브 캠페인 "Artist on the Rise"에 소개되기도 했던 화제의 아티스트, 후지이 카제(藤井 風)가 지난 3월 1일 타비지(旅路:여로, 여행길이라는 뜻)라는 곡을 발표했다. 이 곡에는 모교의 후배들에게 전하는 애정 어린 메시지가 담겨 있다. 긍정적이고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그의 행보와 일치하는 곡이다.



후지이 카제는 이 곡을 오카야마 현에 있는 모교의 봄 졸업식에서 부를 예정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로 졸업식은 축소되었고, 후지이 카제가 졸업식 무대에 설 일도 없었다. 그가 이 곡을 통해서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우리는 갈 길이 먼 긴 여정 속에서 / 누군가를 사랑했다가, 잊어버렸다가 /  여러 일들이 있겠지만 /  어느새 이 날조차도 그리워져서 / 모든 걸 웃게 될 거야 / 모든 걸 사랑하게 될  거야 


어느새 이 날조차도 그리워져서 모든 걸 웃게 될 거란 말. 학창 시절이라는 여정을 지나 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부딪히고 고민하고 웃고 울던 모든 순간들은 추억이 된다. 추억이 된다는 건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학창 시절은 애틋하다. 후지이 카제는 그런 순간들을 보내고 있을 후배들을 생각하며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다. 긴장했는지 가사를 실수하고 음정도 불안정하지만, 한 소절 한 소절 참 열심히 부른다. 그 모습에는 진심이 담겨있는 것 같았다. 진심은 언제나 통하는 법이니까. 



7/1일 유튜브에는 한 합창곡 영상이 올라왔다. 그렇다. 후지이 카제 모교의 합창부 학생들이 타비지를 커버한 영상이었다. 합창으로 듣는 타비지는 더욱 가슴이 뭉클해지는 곡이 되었다. 후지이 카제가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이 영상을 공유하면서 많은 댓글이 달렸다. 모두 학생들을 응원하는 댓글이었다. 감동받아 울었다는 사람도 꽤 있는데 그중 나도 포함되어 있다. 학생들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그냥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마스크를 낀 모습이 왜 이리 안쓰러운지. 안쓰럽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들에게 위로를 받았고, 고마웠고, 미안했다. 그리고 음악에는 치유의 힘이 있다는 걸 오랜만에 다시 느꼈다.


후지이 카제는 이 영상을 몇 번이나 돌려봤을까. 울었을까? 궁금하다. 먼 길을 가는 후배들을 응원하는 후지이 카제(藤井 風)라는 바람이 불러일으킨 긍정적인 나비효과. 일본어 곡이지만 감동은 언어를 초월한다. 힘든 시기를 보내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곡이 위로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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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상 제목은 이렇다. 

타비지후지이카제❣️ 오카야마죠토고교합창부♪ 마지막 신은 좋아하는 후지이 카제 선배에 대한 감사의 웃는 얼굴입니다. 


영상 마지막에는 마스크를 잠시 벗고 환하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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