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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서 숲으로

숫자의닮긴 나의삶

by 솔나무


나는 숫자 ‘1’을 좋아한다

하나. 유일함. 특별함.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존재가 되고 싶었고,

그래서 1이라는 숫자는 나에게 꿈이자 목표였다.


내가 아픈 이후, 세상의 중심에 서는 대신

벼랑 끝에 홀로 선 느낌이었다.


그때도 난 여전히 ‘1’이었다.

외롭고 단단한, 그러나 버티는 숫자.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2’가 되어야 아름다워진다는 걸.


하나만으로는 외롭고,

둘이 되면 따뜻해진다는 걸.


두 사람이 함께 걸을 때,

두 눈으로 세상을 볼 때,

두 손을 마주 잡을 때,


비로소 삶은 풍요로워지고

아픔은 나누어지고

기쁨은 배가 된다.


나는 그래도 여전히 1을 가장 좋아한다.

그리고 2를 사랑하기로 했다.


특별한 내가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그 특별함은 더 깊어지고, 더 단단해진다.


삶은 숫자처럼 간단하지 않지만,

숫자처럼 간단한 언어 속에도

내 마음을 담을 수 있다면

그건 이미 나의 철학이다.


그리고 그 철학이, 누군가의 하루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다면

그 숫자는 더 이상 숫자가 아니다.

그건 삶의 무늬가 된다.


글을 쓰다 문득 떠오르는 시가 있다.

너무 아름다운 글이라 옮겨 적어본다.


이문재 시인의 [어떤 경우] 중에서


어떤 경우에는

내가 이 세상 앞에서

그저 한사람에 불과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내가 어느 한 사람에게

세상 전부가 될 때가 있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의 ‘전부‘가 되기 위해

나의 ’1‘을 다듬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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