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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이 Jan 06. 2022

신년 계획 세우기

내가 그리는 가족의 모습

새해 달력을 받으면 당연한 듯이 휴일부터 확인해보고 뭘 할까 계획을 세우거나 집에서 뒹굴거려도 그만, 환호부터 지르던 예전과 달리 아이를 키우는 지금은 휴일이 그전과는 다르게 다가온다.

더 이상 누워있기가 힘들 때쯤 일어나 대충 있는 걸로 배를 채우고 어슬렁거려도 좋았던 자유의 몸이 그리워지기도 하지만 늙은 부모에게 기꺼이 와준 귀한 내 새끼들에게 부모 노릇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삐그덕 대는 몸을 놀려본다.


신년을 맞아 계획을 세우기 앞서 내가 원하는 가족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다 남편에게도 물어보았더니 별거 있겠냐면서 그냥 화목한 가족이란다. 언니네 가족의 예를 들며 고등학생, 중학생이 된 아이들이 가족모임에 참석하고 여행에 동행하는 모습이 그리 좋아 보였다고, 주변을 보니 그러기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초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부모랑 함께하려 하지 않는 아이들이 많단다. 우리 가족도 그렇게 오래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얘기에 생각이 많아졌다. 당연하게 그리던 가족의 모습이 어쩌면 참 많은 노력이 수반되어야만 가능한 일이겠구나. 예전과 다르게 혼자서도 얼마든지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이 마련된 시대에 아이들에게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소중하다 여겨질 수 있으려면 부모의 노력이 그만큼 더 필요하다는 얘기일 터.


지난 10월의 어느 날이 떠올랐다.

대체휴일이 끼어 3일 연휴가 2주나 되었던 2021년 10월. 길고 긴 연휴 아이들과 부대끼며 어찌 보낼까 고민이 되었는데 남편도 그랬던 모양이다. 리조트 2박을 예약해두었단다. 몸으로 부대끼며 놀아주는 역할인 아빠가 좀 편하려고 한 선택이라며 말은 그렇게 하지만 누구보다 아이들과의 시간을 소중이 여기는 사람임을 잘 안다.


시골장터 주막의 모양을 본떠 먹거리를 팔고 앉아 먹을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놓아서 우리 가족도 한자리 차지하고 앉았다.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큰 소리를 내는 아이들을 단속하며 음식을 먹었는데 사실 음식을 주문하고 준비되어 나오는 동안 이미 지쳐버려서 막상 음식이 나오고 나서는 아이들 먼저 먹이고나니 식어버린 음식에 입맛도 없어져 우리 부부는 주변 대부분의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처럼 영상을 틀어주고 잠깐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다 대각선으로 보이는 평상에 앉은 한 가족이 눈에 들어왔는데 7살과 9살 정도로 보이는 아이 둘을 동반한 가족이었고 아이들이 영상도 없이 아빠 엄마와 즐거운 얼굴로 대화를 하며 스스로 밥을 맛있게 먹고 있어서 자꾸만 시선이 가고 너무 부러운 마음이었다.


아이들의 성향도 다를 것이고 부모의 교육 방법이나 스킬도 다를 테지만 나는 왜 저렇게 되지 않는 것인가. 저런 모습을 바라고 유도하는데 결국 화를 내버리거나 영상 말고는 대안이 없는 처지임에 답답함과 짜증이 밀려왔었다.

그런 기분으로 잠이 들었던 탓인지 다음날 아침에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걱정이 되면서도 아침식사에 아이 둘과 남편만 보내고 혼자 더 누워있다가 커튼을 제치고 바깥 풍경을 보는데 안개가 잔뜩 끼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었다. 마치 그때의 내 마음속처럼.


남편의 이야기와 그때 보았던 가족의 모습이 합쳐지면서 내가 원하던 가족의 모습도 정리가 되었지만 바라는 것과 현실의 괴리는 무엇으로 채워야 하나. 실천의 항목들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니 결국 내가 잘하면 되는 거였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잘 활용하고 아이들의 입장에서 이해해주고 엄마의 말과 행동을 통해 올바른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내 삶이 달라져야 함을 알고는 있지만 여태껏 아이들에게만 강요했음을 반성하고 하나씩 실천해보겠다는 다짐을 한다.


“엄마는 왜 자꾸 핸드폰 해?”

“엄마 핸드폰 말고 내 얼굴 봐야지~”

핸드폰으로 노는 게 아니고 유치원, 어린이집 일정도 체크하고 아파트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확인하고 그러는 거라며 핑계를 댔던 모습을 첫 번째로 반성하며 작은 실천으로 조금씩 내가 그리는 가족의 모습에 다가가는 날들이 되길.


2022년에도 우리 가족 건강하고 화목하고 행복하자.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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