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을 알리는 전화를 할 때 종종 그들의 자녀와 통화를 할 때가 있다. 말귀가 어두운 사람들도 신기하게 가족 간에는 통하는 무언가가 있는 듯 대체적으로 잘 전달이 된다. 대부분 도시에 사는 자녀들은 여러 가지 반응이다. 휴가를 잡고 내려와 백신 접종을 한 날 혼자 두지 않게 옆을 보살피기도 하고, 내려오기 여의치 않을 때는 급히 사람을 수배하거나 이웃에게 신경 써 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한다. 대체로 온기를 갖고 부모를 돌보려 하지만 종종 그 반대의 상황일 때도 있다. 자신에게 연락하지 말라고 아예 외면하거나 접종 사실을 전달하지 않기도 한다. 그럴 때면 내 마음까지 서늘한 바람이 스친다. 그나마 그들을 대신해서 접종 날짜를 알리고 인솔하고 모니터링하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든 나의 부모가 돌봄이 필요할 때, 그 옆에 함께 돌봐줄 사람이 있다면, 그것이 모두에게 얼마나 귀한 손길이 될까.
우스갯소리로 자식보다 낫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럴 때마다 생각했다. 앞으로도 나 같은 사람들이 자식의 역할을 나눠갖고 그것이 좀 더 당연해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