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한 지, 일주일
퇴사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학원 선생님은 대부분 9to6 직장인보다 늦게 출근하고 늦게 퇴근한다. 아이들 하교 시간에 맞춰서 일하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몸 담은 곳은 밤 10시가 다 되어 끝났고 두번의 환승을 거쳐 집에 도착하면 11시가 넘었다.
퇴사하고 제일 먼저 만들고 싶은 일주일의 모습은 일찍 자고 제시간에 밥 먹고 저녁에 운동하는 하루다.
9월 1일 월요일, 백수 첫 날. 출근하지 않아도 되지만 일찍 눈을 떴다. 점심에 먹을 김치찌개를 만들며 여유를 즐겼다. 퇴사로 만들어진 하루라는 빈칸을 내가 오로지 채워야 한다는 사실이 불안하기 보단 설렜다. 오롯이, 촘촘히, 원하는 방향으로 채우다 보면 뭔가 만들어진다는 단순한 진리가 와닿는다.
시간에 쫓기고 글쓰기 양에 집착하는 수업을 반복하면서, 쉬는 시간마다 '무엇이 옳은 방향일까' 숙고했다. 그래도 '아이들을 만나 수업한다'고 나를 달래며 무거운 몸과 머리를 이끌고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도 무겁고 지친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축 쳐졌다.
어쨌든 나는 그만뒀다. 당장 다음달, 그리고 내년, 앞날이 뿌옇게 놓여 있다. 하지만 삶에서 무의미한 시간을 줄인 것만으로도 나아간다. 같은 지하철에 앉아 있으면서도 혼자 붕 떠있다. 돌아가면 정리할 노트가 있고, 메모장에 쌓인 아이디어가 있고, 나만의 리듬이 기다린다. 회사를 다니면 늦은밤과 주말에 쉬어도 쉰 것 같지 않았다. 이제야 내 시간을 채울 수 있기에 몸이 녹초가 되어 있지만 아무것도 안하고 하루를 보낸 기분이었다.
6시, 저녁을 푸짐하게 먹고 8시 러닝화를 신었다. 해가 빨리 진다. 여름이 저물어간다. 10km 뛰고 나니 9시가 넘었다. 일하고 있지 않아도, 쉬고 있어도 두렵지 않다. 나의 시간을 내가 주도한다는 것, 그 무게와 자유가 나만의 교실을 만드는 동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