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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경희박사 Feb 02. 2024

경영우화: 해마이야기_중간 리더의 역할

-구성원들은 왜 떠나 가는가?

"어떻게들 되어가고 있나?"

바다 해변가 높이 자리 잡은 거대한 바위 위에서 우두머리 해마가 소리쳤다. 그는 좋은 말을 듣고 싶어 하는 눈치이다. 그의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큰 바위 밑에서는 작은 해마들이 분주하게 모여서 회의를 시작한다.


요즘 아무것도 제대로 되어가는 일은 없지만, 그 이야기를 우두머리 해마에게 할 수 있는 해마는 아무도 없었다. 우두머리 해마는 해마의 무리 중에서 가장 크고, 또 가장 현명하다. 그는 그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는 너무도 신경질적이고 과격한 성격의 소유자인 까닭에 해마들 모두가 그를 두려워한다. 특히 그의 괴물과도 같은 울음소리는 모두를 무서움에 떨게 하고도 남았다.


"우두머리 해마에게 어떻게 이야기하지?"

해마들 속에서 우두머리 해마 다음으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해마 베이즐이 이야기했다. 베이즐은 지난번 청어를 많이 잡아오지 못했을 때 우두머리 해마에게 얼마나 혼이 났는가를 상기하면서, "두 번 다시는 그런 곤욕을 치르고 싶지 않아"라고 속으로 외쳤다.


그러나, 요즘 해마들은 북극 근처의 수위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싱싱한 청어를 잡기 위해서는 더 먼바다로 헤엄쳐 나가야 하는 실정에 처해 있었다. 많은 청어를 빨리 잡아오기를 요구하는 우두머리 해마에게 이 사실을 빨리 알려야 한다. 아마도 우두머리 해마라면 청어를 잡을 수 있는 좋은 해결책을 알려줄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가, 어떻게 그 무서운 우두머리 해마 앞에서 입을 열 수 있단 말인가?


결국, 베이즐이 우두머리 해마에게 보고하기로 했다.

"네, 대장님. 모든 것이 완벽하게 잘 되어가고 있습니다. 청어도 예년보다 많이 잡히고 있고요."

베이즐은 얕아만 가는 북극 근처의 수위가 그의 가슴으로 밀려드는 듯한 압박감을 느꼈지만, 말을 이어갔다.


"네, 특히 더 다행스러운 것은 작년보다 수면이 높아져만 가고 있어 참 다행입니다"

그러자, 우두머리 해마는 큰 소리로 웃으면서 기뻐했다. 우두머리 해마는 따뜻한 오후의 햇살을 즐기면서 그날 오후를 보냈다.


다음 날 더욱 큰 문제가 발생했다. 다른 해마 군중이 해변으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나마 적어져만 가는 청어의 양을 생각한다면, 이것은 큰 침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는 있지만, 감히 우두머리 해마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해마는 아무도 없었다. 결국 이번에도 베이즐이 선텐을 즐기고 있는 우두머리 해마에게로 가서 작은 소리로 이야기했다.


"그런데요, 대장님.... 새로운 해마 군중들이 우리의 지역으로 이사를 온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말을 시작하자, 우두머리 해마의 눈은 크게 떠졌고, 무서운 고함을 지를 준비를 하는 그의 큰 배는 벌렁벌렁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때, 베이즐은,


"그러나 아무 문제없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 새로운 군중들은 청어를 먹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안심하십시오.” 우두머리 해마는 고함을 지르기 위해 배로 집어넣었던 공기를 쭈욱 빼내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다음 주에도 더 나아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거대한 바위 위에서 해변가를 내려다보고 있던 우두머리 해마는 평상시와는 무언가 다른 것을 느꼈다. 아무리 보아도 해마의 숫자가 부쩍 줄어든 것이다. 그는 베이즐을 불러 짜증스럽게 나무랬다.


"모두 어디 있는 거야?"


베이즐은 젊은 해마의 대부분이 이미 다른 해변으로 떠났다는 사실을 도저히 이야기할 자신이 없었다. 베이즐은 다시 긴장 섞인 목소리를 가다듬으면서,


"사실은요, 대장님. 요즘 죽은 나무들이 해변가로 떠내려와서 해변가 청소 작업 때문에 대부분의 해마들이 바라 멀리까지 나가 있습니다."라고 변명을 했다. "좋아, 좋아, 하지만, 내가 좀 더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라고 했잖아. 일단 큰일은 없다고 하니 다행이군."


얼마 가지 않아 베이즐을 제외한 모든 해마들이 떠났고, 그때가 되어서야 베이즐은 그 사실을 우두머리 해마에게 이야기해야겠다고 결심하였다. 공포에 질린 얼굴로 베이즐은 우두머리 해마가 누워있는 거대한 바위 위로 올라가서, "대장님, 오늘은 별로 좋지 않은 소식을 가지고 왔습니다. 사실은 저를 제외한 모든 해마들이 대장님 곁을 떠났습니다."


놀란 우두머리 해마는 고함을 지르기 위해 공기를 배 안으로 집어넣을 기운조차 없었다. "나를, 떠나? 왜? 어떻게 이런 일이...." 베이즐은 더 이상 사실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글쎄 말입니다. 저도 전혀 이해가 안 갑니다."


우두머리 해마는 먼 하늘만 바라보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모든 일이 다 잘되고 있었다고 했는데...."


(인용 : Victor H.Vroom, 「Organizational Dynamics」, 'A New Look at Managerial Decision Making)


많은 경우 조직의 리더들은 그들이 들어야 할 이야기를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모두 상사가 꼭 들어야 하는 이야기를 소신 있게 이야기하기보다는,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전달하게 되는 상사 만족 경영의 조직문화를 알게 모르게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두머리 해마가 너무도 무섭고 두려운 존재인 까닭에 다른 해마들은 전달해야 할 정보를 사실 그대로 알리지 못했다. 알렸을 때는 이미 너무 늦었다. 우리 주위에 늘 긍정적인 결과에 대한 보고만을 듣고자 하는 리더는 혹 없는가? 베이즐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은 혹 없는가?


이러한 리더나 중간 관리자와 올바르게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 부하로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스피디한 의사 결정과 효과적인 상호 피드백이 적시 적절하게 일어나게 위해서 필요한 조직 문화는 어떤 것일까? 생각해 봅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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