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돈키호테』. 열린책들(2014)
정말이지 그는 이제 분별력을 완전히 잃어버려, 세상 어느 미치광이도 하지 못했던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것은 명예를 드높이고 아울러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일로, 편력 기사가 되어 무장한 채 말을 타고 모험을 찾아 온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자기가 읽은 편력 기사들이 행한 그 모든 것들을 스스로 실천해 보자는 것이었다. 모든 종류의 모욕을 쳐부수고 수많은 수행과 위험에 몸을 던져 그것들을 극복하면 영원한 이름과 명성을 얻을 것이라고 여겼다. (1권 69쪽)
"그건 중요하지 않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 행위의 자식이니라."
"그건 그래요. 하지만 제 주인은 대체 어떤 행위의 자식이기에 제 급료의 땀과 수고를 모른 척하는 걸까요?"(1권 93쪽)
"그러니 내 친구 산초여, 지금껏 보지 못한 참으로 희귀한 것이지만 나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만드는 이 흉내 내려는 일을 말리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말게나." (1권 356쪽)
나만의 꿈을 향해 조금씩 다가오는 삶을 살기 위해 우리에게는 무엇이 필요할까. 나는 그것이 '외로울 용기'와 '가난할 용기'라고 생각했다. 타인이 나를 인정해주지 않고 이해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는 외로움, 그리고 남다른 꿈을 오직 내 힘으로 실현하기까지 필연적으로 견뎌야 할 가난. 그 두 가지는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부딪치는 장벽이기 때문이다.
"나도 운명으로 편력 기사도를 수행하는 한 사람이 된 이상 내가 해야 할 일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생각되는 일이라면 모두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방금 내가 사자에게 도전한 것도 너무나 무모한 일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바로 내가 해야 할 일이었던 겁니다. 왜냐하면 나는 용기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비겁함과 무모함이라는 극단적인 두 악덕 사이에 놓여있는 미덕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입니다. 용기있는 자는 비겁함으로 내려가 그 한계에 접하는 것보다 무모함으로 올라가 그 한계에 이르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욕심쟁이보다 낭비가가 관대해지기 훨씬 쉬운 것과 같은 이치로, 무모한 자가 진정으로 용기 있는 자가 되는 것이 비겁한 자가 진정한 용기로 오르는 것보다 훨씬 쉽습니다." (2권 235쪽)
"물러나는 자는 도망가는 게 아니야. 왜냐하면 산초, 잘 알아 두게. 신중함을 기반으로 하지 않은 용기는 무모함으로 보며, 무모한 자가 이룬 무훈은 그의 용기라기보다 오히려 요행으로 인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지." (2권 360쪽)
"나리. 물러나는 것은 달아나는 것이 아니며, 위험이 희망을 앞지를 때 그저 기다리고만 있는 것은 분별있는 행동이 아닙니다요. 지혜로운 자는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삼갈 줄 알고, 하루에 모든 것을 모험하지 않습니다요." (1권 32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