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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ng in Feb 15. 2021

디자인한다는 것

디자이너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개인적인 주관과 경험이 담긴 글입니다. 저의 생각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니 가볍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것 좀 디자인해 줄 수 있어?.” “그림 좀 부탁해도 될까” “로고 좀 만들어줘” 직업이 디자이너라는 것을 주변에서 알게 되었을 때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얘기다. “패션 디자이너야? 인테리어 디자이너야?” 와 같이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을 받을 때 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디자이너는 '그림을 잘 그리고 시각적으로 화려한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라는 주변의 시선부터 바꿔야 할 필요를 느꼈다. 비주얼 부분만 애기해보자면 모든 디자이너 들은 저마다 잘 표현할 수 있는 그래픽 능력이 조금씩 다르다. 어떤 디자이너는 일러스트는 잘 그리지만 타이포 그래피는 비교적 약할 수도 있는 것처럼.


아웃풋이 어떤 형태로 나오는지에 따라서 사용하는 툴과 프로세스가 조금씩 다르고 직군이 나눠짐에 따라 그에 맞는 전문성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물론 훨씬 복잡한 것들이 있지만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이렇듯 자신이 속한 분야에 맞는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 디자이너 라고 해서 모두가 그림을 잘 그려야하고 로고를 잘 만들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직군은 달라도 결국에는 하나로 관통되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했고, 도대체 ‘디자인’ 이란 뭘까?라는 막연한 고민을 하게 됐다. 앞서 말한 피곤한 질문을 피하고 싶어서 시작했던 고민이었지만 추상적이고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을 뚜렷하게 만들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어떠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가

우선 디자인이라는 단어를 우리 주변에서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잠시 생각해 보면 대부분은 시각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도 디자인을 그저 예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기에 상당 부분 공감이 가기도 했는데 그렇다면 디자인이라는 것을 설 명할 때 단순히 겉모습을 예쁘게 꾸미는 것이라고 답변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그건 또 아닌 것 같았다.


가장 혼란을 야기했던 것은, 직장에서 사용하는 디자인이였다. 주로 업무를 뜻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것 좀 디자인해 줘” “디자인 작업 얼마나 걸려?” 등등 직장에서는 ‘디자인 = 업무'로 굳혀져서 디자인한다는 것이 머릿속으로는 어렴풋이 떠오르지만 생각을 밖으로 꺼내는 게 힘들게 느껴졌다. 그러므로 ‘디자인’이란 단어를 어떤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지 구분 지어서 들을 필요가 있다.


물론 시각적으로 보기 좋게 예쁘게 만드는 것도, 비주얼이 가진 힘을 무시할 수 없기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 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각적인 요소 자체만으로 디자인의 본질을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좁은 범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본질 생각해보기

섣불리 정의를 얘기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지만, 어떠한 것의 정의를 알고 따르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정의를 내렸거나 혹은 완전히 굳혀진 정의를 따르는 것) 정의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은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며 어떠한 정의를 따르는지에 따라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인공의 과학 中

미국의 경제학자 '허버트 사이먼 (Herbert Alexander Simon)은' The Sciences of the Artificial (인공의 과학)이라는 책에서 디자인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디자인이란 현존하는 어떠한 것을 바라는 방향으로 변환하는 것이다” 즉 어떠한 것을 더욱 좋게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짧고 간결한 문장이지만 흐릿하고 추상적이었던 생각이 한 번에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다.


좋게 만든다는 것에는 사용자와 서비스 사이를 이어주는 커뮤니케이터의 역할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신호등을 예로 들면 앞을 볼 수 없는 사람들도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도록 기둥에 점자를 새기고 음성으로  신호를 안내해 주는 것처럼,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다른 감각을 사용해서 신호를 인지시키려는 목적과 끝까지 안전하게 이용하게 해야 한다는 의도가 잘 전달되었고, 그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사용자와 서비스를 이어주는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은 물론 어떠한 것을 더욱 좋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 점은 디자인이 나를 드러내기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예술가가 아니라면 우리 대부분은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한 작업을 하게 되기 때문에 대상을 ‘자신’이 아니라 ‘사용자’에 조금 더 무게를 두어야 한다.


“사람들은 이게 필요할 거야.” “이렇게 하면 좋아할 거야.”와 같이 추측과 개인의 직관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설득을 위한 근거를 찾아야 하고 우리가 이것을 왜 해야 하는지 프로젝트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태여 비주얼로 단정 짓지 않고 어떠한 것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디자인이 시각적인부분 뿐만 아니라 더 넓은 범위의 총체적인 경험을 다루고 있음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디자인한다는 것

디자인한다는 것은 어떠한 것을 개선하기 위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든 과정들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지 관찰하고 소통하는 것, 우리의 목적이 무엇인지 정의하는 것, 담고자 하는 의도와 핵심 메시지를 시각적인 경험으로 전달하기 위해 가시화 작업을 하는 것. 서비스와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모든 과정이 곧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디자이너는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다. 앞서 말한 모든 과정들을 함께하고 결과적으로 시각화를 하는 (아웃풋을 내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지, 아웃풋이 어떤 형태로 나오는지에 따라 ‘OO 디자이너’라는 수식어가 붙겠지만 디자이너란 본질적으로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어떠한 것을 좋게 바꾸고 개선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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