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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Gang Nov 22. 2021

몸무게 앞 자리가 두번 바뀌다.

우상향 하라는 주식은 안하고, 딴놈들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가지는 고민이기도 하고, 2020년 기준으로 자영업자 비율이 20%에 달하는 높은 수치를 가진 한국 사회인지라. 농담 삼아 - 가게 하나 걸러 커피숍, 치킨집에 이어 이제는 편의점까지 엄청난 음식 접근성을 가진 사회이다 보니, 자연스레 몸무게는 만인의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거기다가, 20대 후반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부터 많은 사람들이 원든 원치않았든 건강검진결과표를 받아들고, 지방간, 콜레스테롤, 고혈압, 등 주로 비만관련 수치들의 경고를 알게 되는 부작용(?)으로 인해 지나칠 정도로 의료정보 또한 넘쳐난다. 이를 반영하듯, TV에서는 각종 의료정보를 바탕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로 넘쳐난다. 미국에 살다보니, 한국 사람들은 다들 의료전문가와 다름이 없다. 실제로 세계적인 의료제도로 인해서 의료시설에 대한 접근이 쉬운 것도 사실이기도 하고.


나도 그 중에 한 사람으로 헬스장을 다녀보기도 하고, PT를 받아보기도 하고, 아침 수영을 다녀보기도 하고, 남들 한다는 만큼 해봤던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밤이 늦어도 각종 음식을 집앞으로 가져다주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서비스로 인해서 무너지기 십상이고, 직장인이라면 으레 저녁을 먹거나 회식이 있게 마련이니 이를 벗어나기도 쉽지 않기도 하다. 특히, 아파트에 살면 입구에서 부터 각종 음식을 뱃속으로 넣어달라고 요구하는 전화번호들의 홍수이니 벙어리 삼년, 귀머거리 삼년, 장님 삼년을 몸소 실천하지 않는다면 참 어렵다.


그럼에도 몇번의 시도로 대략 7~9kg까지 감량은 몇 번 해봤고 (물론, 몇 번 해봤다는 이야기는 다시 돌아왔다는 이야기), 나이가 들어가면서 몸무게의 우상향은 그런갑다하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내 주식이 우상향 해야하는데 말이다.)


그러다 미국으로 왔다. 그전에도 온 적이 있긴 하지만, 이제는 이민을 온 것이다. 지난 편에서도 이야기를 나눴지만, 일단 한식파로써 음식을 구하기 힘들다. (LA, NYC 등 제외) 자연스럽게 '야식'과는 멀어져 가게 된다. 첫 해야 맥도날드를 먹기도 하고 했지만, 것도 하루 이틀이지 한국 치킨/보쌈을 구하지 못한다면 구지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이다. 물론 미국의 음식들이 짜거나, 아주 달기 때문에 자칫하면 나의 몸무게 그래프는 우상향 기울기를 더하기 십상이고, 거기다 자동차 중심의 교통수단은 정말 몇 걸음 걷지 않아도 되는 내 삶의 편리함을 가져다 주며 그 기울기를 더한다.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일단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다. 16시간 동안 굶고 8시간 안에 먹는.. 미국에서 이것을 하기가 수월한 것이 일단 정해진 점심시간이 없기도 하고, 다들 뭘하든 함께 우루루 몰려서 점심을 먹거나 저녁에 회식을 하거나 이런 문화가 별로 없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다. 집에 있으면 자꾸 펜트리/냉장고를 뒤지게 되니, 일에 집중하는 동안 참아보는 것이다. 그를 위해서 사무실에 물을 잔뜩 사놓고 배고프면 먹었다. 그러니 현장 유지되는 몸무게, 좀 빠지긴 했지만 아주 확연한 변화는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매일 일하러 가는 것도 아니고, 주말이 되면 폭식하기 쉽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에서도 Gym 멤버쉽을 끊긴 했는데, 일단 집에서 너무 멀었고 (운전만 약 25~30분), 그러다 보니 쉽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은 유명해진 펠로톤을 구입했다 2019년 5월 - 비싸긴 했지만,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고, 일단 예뻤다. 하다보니 이 스피닝이 참 매력이 있었다. 한 세션이 끝나면 바닥이 젖을 정도로 땀을 흠뻑 흘리게 되어 기분이 상당히 상쾌했다. - 물론 처음에는 죽을 뻔....


그렇게 거의 2년 하고 반이 흘렀다. 몸무게는 그래도 꿈쩍을 안했다. 정말 먹는 것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가 보다. 다행인것은 코로나도 있는 상황에서 몸무게가 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비싼 실내 바이크를 샀으니 그냥 두기가 그래서 진짜 열심히 탔다.


자전거도 좀 지쳐갈 무렵, 이사를 하게 되고 동네가 참으로 좋아서 동네를 걷기 시작했고, 어느순간 부터 '한번 뛰어 볼까?' 생각이 들어 뛰기 시작했다. 군대를 제외하고 5분이상 뛰어본 적이 없는 나로써는 상당히 부담이 되었는데, 한번 큰 마음을 먹고 빨리 달리기 보다는 발을 끈다는 기분으로 얼마나 내가 뛸 수 있을까 싶어서 뛰어 봤는데 무려 3km를 안쉬고 달릴 수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렇게 매일 달리기를 시작했다. 힘이 들면 3km 컨디션이 좋으면 그냥 지칠때까지 뛰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지 두달, 한동안 꿈쩍안하던 몸무게 앞자리가 두번 바뀌었다. 정말 확확 차이가 났다. 아! ... 이 느낌.

2021년 9월.. 가을의 하늘을 만끽하면서 달리고 있다.


그 달리기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왜 다들 달리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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