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브런치스토리 로그인을 했다. 계정, 비밀번호 찾고, 인증번호 받느라 10분 이상 걸렸다. 이 귀찮음을 이겨내고 다시 들어와서 작년의 내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다시 보고 싶었다. 현재는 2024년초 태풍을 얻어맞아 바람을 후드려 맞고 태풍의 눈도 만나고 태풍이 지나가며 남긴 거대 수증기가 만든 빗속인 것 같다.
올해는 사건이 휘몰아치고 있다. 1개월, 2주, 1주, 3일, 1일, 4시간 점점 짧은 주기로 일이 몰아쳤다. 끝난 것 같다 싶으면 보란 듯이 다음 바람이 오는데. 우와 더 이상 나도 못 버티겠다 싶을 때 갑자기 조용해지며 하늘이 잠시 환해진 고요한 태풍의 눈을 만났다. 그런데 이상한 마음을 느꼈다. 정말 오랜만에 태풍의 눈에서 고요함을 맞이하며 인생에 급 현타도 맞았다. 고요한데 현타라니...
마음이 휘몰아치다가 태풍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생각했다. 어..? 나는 왜 그 사람을 세상을 그렇게나 싫어했고 답답해했고 미워했을까. 왜..? 왜 그렇게 싫어했을까.. 왜? 정말 갑자기 어이가 없어 웃음이 터졌다. 무슨 의미가 있었나. 나는 왜 그렇게 미워하는 것으로 힘을 뺐을까. 나를 괴롭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그저 이 상황을 해결하지 못하는 나였는데. 상황이 어떻든 내가 풀어야 한다는 것. 상대방을 이해할 필요도 없다는 것. 그저 주어진 상황에서 내가 어떤 행동과 말을 하면 되는지 집중하면 되었다는 걸. 상황이 난이도가 높아도 결국 빠져나가는 방법은 나의 판단과 행동인데 말이다. 그날은 모든 것이 허무했다.
나는 그동안 어디에 집중하고 있던 걸까... 허무했다. 태풍에 휘말려봤으니 태풍의 눈이 고요하다는 걸 알 수 있음에 쉬운게 없구나 싶었다. 바람에 쓸리지 말고 꿋꿋이 서 있어야 태풍의 눈을 만나고 잔잔해져야 한단계 성장할 수 있다. 버티는 것만으로도 쉽지않은 와중에 삶에서 성취를 이뤄낸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대단하다. 이뤄낸 크기와 규모는 중요하지 않다. 매일 조금씩 기더라도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며 살아가고 있는 그 자체로 대견했다. 내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