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 시절 ‘진짜 사고 싶은 것’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다.
유일한 동기 형님과 야근 근무를 서면서 아주 심도 있게 고민했다. 나의 논리는 너무 비싼 상품일 경우 대체품을 구입해 적당한 만족을 가져간다 였고. 형님의 논리는 대체품은 결국 다른 것의 추가 구입으로 이어지기에 그냥 사고 싶은 것을 사는 것이 맞다는 주장이었다. 물론 비싼 상품이라는 것 자체가 상대적이지만, 적당히 자신만의 기준을 잡고 이해하길 바란다.
사실 고민을 크게 해본 적은 없어 형님의 논리가 맞다고 생각했다. 우리 어머니는 항상 정품은 비싸서 돈 아깝다, 저렴한 대체품을 구매하는 것이 낫다는 주의이다. 다만, 만족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니게 되면 결국 또 다른 대체품을 구매하면서 결국 정품 값만큼 소비하셨다. 이럴 거면 정품을 사는 게 맞지 않을까 어렴풋이 생각한 적이 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그 ‘진짜 사고 싶은 것’은 어떻게 가려야 할까? 라는 주제로 형님과 추풍령의 밤을 지새웠다. 정리된 바는 이렇다. 특정 물건이 떠오른다면 일주일 뒤 그 물건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이후 이주 뒤 그 물건에 대해 생각해 본다. 길게는 한 달까지 생각해 보고 그래도 그 상품이 떠오른다면 그때 사는 것이 맞다고 결론 내렸다. 사실 형님이 주장했고 나는 그 논리에 순응했다.
당장 구매해야 만족감 혹은 해소 감이 생길 순 있다. 하지만 결국 한 달 뒤에 생각했을 때 갖고 싶지 않다면 그것은 구매했어도 일주일 가지 못해 만족감이 사라질 게 뻔하다. 내가 주로 구매하는 상품으로 예시를 들자면 어느 순간 남들 다 갖고 있는 신발이나 옷 등이 미칠 듯 사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구매하고 나면 온 세상 사람들이 그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면 맥이 확 풀린다.
그런 점에서 기간을 두고 상품을 바라보면 구매를 향한 자기 합리화가 풀리고 객관화가 생긴다. ‘엥 저 신발 지하철만 타면 10명이 신고 있네? 별로다’와 같은 반응이 자신의 합리를 무너뜨린다.
그렇지만 이렇게 합리적으로 소비를 해보자는 다짐이 끝나기 무섭게 우연히 본 저 신발은 참으로 사고 싶다. 정녕 세상에는 사야 할 물건들이 너무 많다. 위와 같이 생각을 가다듬어도 실패하는 소비는 많고 반대 경우라도 성공하는 일도 많다. 항상 기회비용을 0원으로 만들어 성공하면 얼마나 좋을까. 여러분들은 무언가 정말 사고 싶을 때 이러저러한 잡념으로 소비를 현명하게 하길 바란다.
사실 본문에서 끝까지 하지 않은 말, ‘그냥 안 사면’ 손해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