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단단지 Jul 12. 2024

“대화 낄 정도는 알아요”

마블 ‘어벤져스: 엔드게임’에는 다양한 명대사들이 나온다. “3000만큼 사랑해” “나는 아이언맨이다” 등 말이다. 그중 가장 좋아하는 대사가 있다.


“대화 낄 정도는 알아요”


이 멘트는 엔트맨이 양자영역에서 돌아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말하는 과정에서 블랙위도우가 하는 말이다. 남아있는 멤버들에게 엔트맨이 지금부터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냐는 물음에서 나온 대사이기도 하다.


내가 이 대사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블랙위도우는 스파이라는 역할을 위해 강제로 모든 커뮤니티에 녹아들려고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공부와 사람 사이의 기류를 파악하는 방법을 연마하여 충실하게 그의 역할을 해냈다.


나는 스파이는 아니지만 여러 커뮤니티에 녹아들어 친해지고 다양한 사람들을 경험과 지식을 듣는 것을 즐긴다. 또한 여기서 사람들과 교류하길 원한다. 대화를 이어가다보면 다른 이의 경험이 마치 책처럼 간접 경험으로 나에게 흡수된다. 혹은 각각이 경험한 무언가에서 새로운 영감을 받기도 한다.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또는 어떤 대화 그룹에서도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대화 낄 정도’의 상태를 만들려고 노력하곤 한다. 그래서 그런 상황이 된다면 미리 지식을 짧게 나마 습득하거나 과거 내 기억 속에서 그룹에 맞는 경험을 찾아내 상황에 끼워맞춘다.


경험을 예로 들자면 회사 내 막내 친구들과 어울려야할 땐 그들이 즐기는 ‘메이플스토리’에 대해 가벼운 영상들이나 최신 이슈 등을 체크한 후 그들과 식사 자리에서 참가를 한다. 또는 ??에는 ㅁ??ㅇ낭루아ㅣㅁㄴ한다. 과거에 게임기자로 활동하며 개발자 인터뷰를 하던 당시에는 인터뷰이의 이력을 찾아내 공부하고 가기도 했다. 특히 개발자들의 경우 과거에 본인들이 만들었던 게임을 플레이해보고 왔다고하면 그렇게 호의적일 수 없었다.


사실 사람과 대화하는 데 있어 대화에 낄 수준 혹은 그에 준하는 상태는 상대의 마음을 여는 데 귀중한 열쇠가 된다. 나아가 커뮤니티의 환심을 얻을 수도 있다. 반대로 그런 노력을 했을 때와 안했을 때의 상황이 나에게도 영향을 주기도한다.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면 1대1 대화 자체의 지속성이 떨어진다. 커뮤니티 속에서 이야기하고 있다면 오가는 이야기를 전혀 이해할 수 없게된다. 이는 모임에서 본인의 말에 힘을 떨어뜨리는 행동이기도하고 힘이 떨어지니 자연스레 말하는 나의 자신감도 하락시키는 원인이 되기도한다.


그러나 어찌저찌 고민을 해간 상태라면 그 내용이 틀렸을 지라도 자신감 면에서는 기본은 유지할 수 있다. 특히 “대화 낄 정도는 알아요”라는 점을 상대가 자연스레 느끼면 틀린 이야기가 오가도 상대는 오히려 나의 수준에 맞춰 더욱 편안한 대화 자리로 만들어 줄 것이다.


마무리를 지어보면, 누군가 만날 때는 ‘대화 낄 정도’의 상태로 나를 세팅해보자. 그 ‘정도’는 추상적인 말이지만 각자만의 적당한 고민만 한다면 누굴 만나도 당황하지 않고 즐거운 대화와 관계를 이어나가게된다고 자부할 수 있다.


기억하자 대화에 낄 정도만 알면 된다. 이것 하나로 사람들과 친해지는 난이도 자체가 달라진다.

작가의 이전글 인생 기억에 남는 전화 : 곱하기 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