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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사이다 Jan 10. 2023

너의 작은 진보를 축하해.

아이들이 방학을 했다.

아이들이 방학과 동시에 나는 루틴을 지키기가 힘들다.

정신없이 아이들과 보내다 보니 2022년을 보내고 2023년이 시작됐다.

새벽에 마음을 먹고 일어나야지 내 시간을 갖게 된다.

주 3회 새벽 기상을 하기로 했다.

아직 매일은 체력이 안돼서 힘들고 나중에 여건이 되면 점차 늘려가야지.

오늘은 새벽에 일어나 새벽기도를 갔다 왔다.

그리고 혼자 조용히 하타요가를 하고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쓴다.

글을 못쓴 지가 꽤 되어 무슨 글이든 일단 올려야겠다는 의지다.

당분간 아이들이 방학 중에는 이 루틴으로 주 3회 글을 올리려고 계획 중이다.

올 3월이면 초3이 되는 둘째가 난독으로 아직 혼자서 책을 보지 못한다.

둘째랑 있는 시간이면 가능한 많은 책을 읽어주면서 방학을 보내는 것이 나의 가장 중요한 목표중하나다.

그래서 아이들과 있는 시간에 내가 보고 싶은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여유를 갖기는 힘들다.

그래도 학기 중에는 하루에 한 권 읽어주기도 쉽지 않은데 방학 동안만이라도 가능한 많이, 장편의 글을 읽어주고 싶다.

2022년을 돌아보면 정말 난독증인 둘째가 많이 자랐다.

내가 수업을 하러 가는 사이 짧은 글을 주고 읽고 녹음해놓은 숙제를 준다.

예전에는 틀린 곳도 많고 뛰어 읽기도 이상해 무슨 내용인지 집중하지 않으면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요즘은 꽤 능숙하게 읽어낸다. 가끔 틀린 곳을 발견하기는 하지만 글의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쓰기도 많이 좋아졌다. 맞춤법은 둘째 치더라도 글씨를 쓰는 힘이 너무 없어서 쓴 글을 보면 무슨 글인지 알아볼 수가 없었는데

엄마랑 잠언 한절 바른 글씨로 필사하기를 하면서 제법 손에 힘이 생겼고, 또박또박쓰는 습관이 들어지고 있다.

아이들을 자라난다.

단 부모가 그 속도를 기다리지 못하고 조급해하지 않는다면.

나도 처음 난독이라는 판정을 받았을 때는 또래 친구들 수준에서 많이 뒤처지면 안 된다는 강박에

너무 많은 과업을 주었고, 내 급한 마음에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었다.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제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내 아이를 보게 되고

우리 아이의 속도를 믿게 되었다.

그렇게 차근히 쌓아 올려가고 있다.

하나님이 얼마나 우리 둘째를 축복하시려고 어려서부터 인생의 스토리를 만들어가실까, 둘째의 앞날이 기대가 된다.

토끼엄마가 거북이 아들의 속도를 기다리지 못하고 재촉했던 것 미안해.

너는 쉬지 않고 너의 길을 가고 있는데.

너의 작은 진보를 축하해!

2023년 얼마나 더 성장해 있을지 엄마는 네가 기대되는구나.

엄마는 올해도 너를 믿고 응원하며 기다릴게.

너는 여전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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