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申興)Q&A]
이 글은 독립탐정언론 <신흥자경소>에 2024년 11월 15일(오후 7시 27분) 올라온 기사입니다. ->원문보기
[신흥자경소] 누군가 아래와 같은 질문을 했다. 이에 대한 나름의 답을 제시한다.
질문자(男) : 여자친구와 같이 길을 걷고 있는데 다른 남성으로부터 시비가 걸리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아직 그런 적은 없지만, 늘 내면엔 그런 종류의 두려움이 있습니다.
답변 : 이런 종류의 질문은 남성 다수가 내면에 품고 있을 매우 근본적인 두려움을 담고 있다. 대개 이런 두려움을 가진 남성들은 현재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혹은 아내)를 다른 남성들에 뺏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물론 그에 앞서, 여성이 남성에게 확신을 주지 못했을 수 있고, 여성 자체가 보이는 언행이 믿음직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다만, 확실한 건 당신이 여자친구의 다른 잠재 연애 대상(男)들과 머릿속으로 대치하고 경쟁하는 망상에 휩싸여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생각들이 ‘길 가다 다른 남성으로부터 시비가 붙는’ 두려움으로까지 확장돼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당신이 스스로 인지하고 있는 본인의 ‘남성성’에 대한 확신이 부족할 때 생겨난다. 여기서 말하는 남성성이란 용기, 모험심, 투쟁심, 침착한 문제 해결 능력, 역경을 헤쳐 나가는 의지, 폭력성, 근력, 완력, 체격 등을 뜻한다. 이는 우리가 영화 007 시리즈 ‘제임스본드’ 등 인물에게서 느끼는 매력적 요소와도 동일하다. 제임스본드는 어떠한 폭력적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강인하게 대처한다. 그런 캐릭터들은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강인한 남성에 대한 동경에서 파생했다.
우리 내면에는 제임스본드처럼 되고 싶은 욕망이 있다는 얘기다. 어떤 상황에서도 유연하면서도 확실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마치 슈퍼맨처럼 모든 역경을 헤쳐 나가는 강인한 남성의 모습. 어쩌면 그 모습은 우리가 어린 시절 늘 봐왔던 ‘아버지’의 또 다른 형태이기도 하다.
그러한 강인한 모습이 스스로 너무 부족하다고 여길 시에, 남성은 다른 잠재 경쟁자들을 무의식적으로라도 더 크게 인지하고 병적으로 두려워하게 된다.
그렇기에 그 망상을 떨쳐버리기 위해 어떤 남성들은 더 큰 몸짓으로, 불안한 허세로 자기를 위장한다. 작은 사실을 크게 부풀리거나, 무언가를 더 대단한 척 꾸며대기도 한다. 특히 여자친구 앞에서 더 그러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만일 당신이 유약한 내면의 소유자인 데다가 몸무게도 60kg에 불과한 약골에 가깝다면, 그러한 허세만으론 부족할 것이다. 누가 봐도 약골인 남자가 아무리 외부로 허세를 부리며 강한 척 꾸며댄다고 해도, 이미 주변 사람들은 그를 강하게 보지 않는다. 물론 여자친구조차 그의 나약한 본모습을 깊은 무의식에서라도 인지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여성이 원시 시대부터 지녀 온 남성의 우수한 형질을 파악하는 능력은 상상 이상으로 뛰어나다.
그렇기에 만일 당신이 여자친구와 함께 길을 가다 다른 남성으로부터 시비가 걸리고 그 상황에서 나름 현명하게 처신하려 한다 해도, 여자친구는 당신이 보인 찰나의 모습에서 당신의 본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당신이 ‘센 척’하며 상대 남성에게 대항을 했든, 나름 고개를 숙이며 상황을 무마했든, 여자친구는 당신의 행동 속에 내포된 유전자 형질의 의미를 곱씹게 된다는 거다.
즉 최악의 경우, 당신이 나름 상황을 잘 회피해 여자친구를 데리고 피신했다 하더라도, 그 상황 순간순간에 바들바들 떨리는 듯한 언행, 두려움이 비치는 눈빛, 강한 척 허세 부리느라 급급했던 초라한 모습들을 언뜻 보였다면, 여자친구는 마음이 식게 된다.
그게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지점일 것이다. ‘여자친구가 나의 찌질한 본모습을 알게 된다면 어쩌지?’ 하는 공포다. 어쩌면 본인도 가장 잘 알고 있을 나약한 진짜 자신의 모습을 여자친구에게 들킬 수 있다는 두려움이 극한으로 치달아, ‘길 가다 시비 걸리는’ 망상으로까지 번지는 거다.....(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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