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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lie Dec 22. 2023

사진과 나

내가 사진을 좋아하는 이유


내가 사진을 좋아하는 이유 -

압축 글쓰기를 즐기는 것과 비슷한 맥락인데, 뭐든 줄여서 정리하는 습관이 있다.

그래서 에세이든 어떤 글이든 호흡이 길면 늘 숨이 찬다. 내 경우는 부끄럽게도 독서라는 도구 이용량 부족으로 긴 필력으로 채워 끌어올릴 만한 역량이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해 왔다. 사진에 대한 관심은 글쓰기와는 장르가 다른 영역이긴 하지만 함축을 좋아하고 직관이 앞서는 성향이 반영된 것 같다.

이미지로 짧고 굵게 표현할 수 있어서.



누군가에게는 흔한 산책로이지만 다른 시각으로 즐기기 시작했다  Ⓒellie

                                                    

                                                                                                                                     Ⓒellie



대상의 발견, 자연의 일조량과 그림자와 배경에 따른 이상적인 이미지 -

자연 안에서 각색과 미화를 발견하면 신의 창조물을 건져 낸 것 같아

보물 찾기에 성공한 기분이 들어 수확의 기쁨을 누리는 것이다.

창작의 재생산이랄까.

   

 

중년이 되어 나의 첫 일탈은 사진을 꼽는다. 디카시라는 신생 장르가 있다고 들었다. 디카에 피사체를 담고 느낌을 짧은 시로 표현하는 예술 분야인데, 어딘지 내가 그 장르를 즐기고 있었다.

그저 오감에 의존하는 식이라 언젠가 제대로 사진을 배워보고 싶다.

처음 느껴본 자유는 DSLR이나 미러리스가 아닌 손안에 스마트폰이었다.




외로움이 사무쳐올 때 자연은 내게 스승이 되었다.


신비 그 자체로 몰입과 행복을 선사해 주었다.


가슴이 답답할 땐 들판으로 뛰어나갔다.


강변의 산책로엔 항상 계절이 있지만 매 번 다르게 속삭인다.



내 마음이 일렁이고 침잠할 때


자연은 보따리를 한가득 풀어재 낀다.


그리고 마음을 터놓는 친구가 돼주었다.


계절 역시 신기하기도 하지.


제 각각의 아름다움이 있지만


나는 겨울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 매서운 강바람이 불어올 때면


차가운 공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른 생명력의 강인함을 느낄 수 있어서.



어느 날


나는 흥얼거린다.


시인의 마음을 읽동화되는 순간이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들에는 반짝이는 금 모래빛

뒷 문 밖에는 갈 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김소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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