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현장에서는 청소년의 위기와 관련된 다양한 논의들이 존재한다. 위기학생에 대한 개입 방안, 중앙 부처 간의 협력, 일관성 있는 정책 시행의 필요성 및 표준화된 도구 개발 등등. 이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문제는 학생들의 위기에 대한 부처 간 유사한 정책 추진의 중복과 이에서 비롯된 예산 낭비로 볼 수 있다.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하여 정부가 아주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 2017년 9월, 부산 여학생 폭행사건 이후 범정부 차원에서 교육부, 법무부, 보건복지부, 여가부, 경찰청 등에 분산되어 있던 위기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정책에 대한 연계 방안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정책연구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각 부처의 "같은 것인 듯, 같은 것 아닌, 같은 것 같은" 사업들로 인한 혼선을줄이기 위해 범부처 협력을 위한 컨트롤타워 구축을 통하여 부처별 관련 정책 및 프로그램 중복을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흠결이 발생하는 부분에 관하여부처별 업무영역에 대한 조정 및 하나의 정보공유시스템을 통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청소년 비행 문제가 다시 잠잠해지니 학생 위기에 대한 정부의 관심은 다시 난데없는 고교 무상급식과 나라를 뒤흔들었던 조국 사태와 관련한 대입문제로 쏠렸다. 가정과 학교에서 소외받고 배제되었던 아이들이 이제는 정부에게도 버려진 느낌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희망은 오히려 학생들 가까이에서 선한 마음과 돕고자 하는 우리들 안에서 찾는 것이 더 쉬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예컨대, 학교현장에서의 상담자는 ‘협력’이라는 수단을 통하여 위기학생을 도울 수 있다. 일주일에 한 시간 만나는 것만으로는 다각적으로 위기상황에 처한 아이를 돕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가정에서 아이와 가장 가까이 관계를 맺고 있는 부모님과 교실 안에서 아이를 가장 잘 돌보아줄 수 있는 담임교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이루는 것은 그 무엇보다 필수적이다.
더 쉬운 접근으로는 아동학대 신고 시 주위 어른들의 작은 관심이 최선의 돕는 방법이 되듯이, 소소한 듯하더라도 아이들을 향한 우리들의 따뜻한 관심의 표현은 아이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나와 같이 배움의 끈을 놓고 있지 않은사람들은 보다 심층적인 학문적 배움을 토대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및 연구들을 도전해봄직 하다. 이러한시스템 구축과 개발은 현장에 그 성과를 되돌려줌으로써 아이들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놓인 상담자들을 위한 튼튼한 토대를 마련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각자 다른 모습과 역할들로 일하더라도 이러한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어진 위치에서의 소명을 다한다면, 마치 ‘어디에도 있고 누구나 될 수 있고 계속 나오게 될 까불이’ 같은 사람들이 사전에 예방되고, ‘착한 놈은 끝없이 백업’ 되는 건강하고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그럴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우려와 같은 위기학생들에 대한 ‘문제아’, ‘취약자’, ‘이상한 아이’등으로 낙인 되는 일들이 줄어들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