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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zymz Apr 26. 2022

나를 잃지 않고 일하는 법

<회사 버리고 어쩌다 빵집 알바생>을 읽고 

빠르게 가야 한다는 조바심 때문에 몸과 마음을 갈아 대학생활을 했었다.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도, 어디를 가고 싶은지도 잘 모르면서 그냥 빨리 달리려고만 했다. 그렇게 원하던 대로 빠르게 몇 년을 달리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았을 때 무언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언제나 나의 삶을 끌어가는 큰 동력으로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의 성장에 대한 고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에게 소소한 위로와 힘이 되어 줄 책을 만났다. 빵집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신에게 맞는 속도로 살아가는 개띠랑 작가의 <회사 버리고 어쩌다 빵집 알바생>이라는 책이다. 작가가 아르바이트를 하며 있었던 에피소드를 글과 그림으로 풀어낸 귀여운 이 책을 여러분들에게 소개해 보고자 한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인 치타와 가장 느린 동물인 나무늘보도 각자 자기만의 속도에 맞춰 살아가고 있는 거겠지, ‘나도 내 속도에 맞춰서 걸어가면 이 고민의 끝을 알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본다."

- 260p


이 책을 읽으며 2년 전 이맘때쯤 시작했던 나의 인생 첫 아르바이트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내 볼 수 있었다. 내가 아르바이트를 했던 곳은 사장님 혼자 운영하시던 동네의 작은 식당이었다. 개띠랑 작가가 몸담고 있는 일터와 비슷한 점이 많았던 나의 그곳에서 나는 반년간 사장님과 손님들과 함께 6개월의 시간을 보냈다. 


내가 알바를 시작한 건 해외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방학이 되어 한국에 돌아온 후 코로나로 인해 다시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을 때였다. 그전까지는 주로 책상 앞에 앉아서 할 수 있는 활동을 해왔으니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일을 한 번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은 결국 나를 어떻게든 성장시킬 것이라는 조금은 막연한 생각으로 식당 주방보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나의 전공이나 직무와 관련이 없고 머리보다 육체를 많이 써야 하는 일을 하게 되니 도태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일을 하고 지금껏 걸어온 길이 나와 많이 다른 사람들을 만나며 대화를 나누면서 그전에는 해보지 못한 새로운 생각들이 내 안에서 솟아났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나를 스쳐 지나가는 생각과 감정들을 부지런히 기록했고, 이것은 스스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아르바이트를 했던 그때를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내가 다음 단계로 ‘잘’ 넘어가기 위해 좋은 기반을 만들었던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눈에 보이는 성장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때의 경험으로 나는 세상을 더 넓게 볼 수 있는 시야와 유연함을 갖게 되었다. 


이렇게 성장은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도 이루어진다.


"각자 자신의 속도로 살아가는 이 세상. 남의 속도에 맞춰 살아가려 조급하다 보니 이렇게 오류가 생길 수밖에. 나의 규정 속도에 맞춰서 페이스를 잃지 않도록 중심을 잡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본다."

- 129p


자신에게 맞는 속도를 찾는다는 것, 그리고 필요에 따라 속도를 조절할 줄 아는 것은 중요하다. 


빨리 달린다고 해서 달린 만큼의 성장이 이루어지지는 않으며, 아무리 좋은 인풋이 들어와도 내가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일 그릇이 되지 않는다면 의미도 없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더 오래달리기 위한 페이스 조절하는 법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버거운 속도로 빨리 달리기보다 나에게 맞는 속도로 지치지 않고 오래 걷고 싶다.



몇 년 전부터 이런 종류의 퇴사 이야기를 다룬 책이 많이 나오는 걸로 알고 있다. 그만큼 예전보다 일 외의 삶과 나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래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용기를 주고, 당장 일을 관두려는 것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다’, ’직장을 그만둔다고 해서 우리의 삶은 크게 잘못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큰 위안으로 가닿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이 글의 원문은 아트인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59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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