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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운 Apr 16. 2024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기억합니다

기억의 힘은 셉니다  - 가만히 있으라

20140406

그날 그 바다가 수면아래 영원히 묻히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10년의 세월이 흘러 다시 생각해 보아도

그날 그 바다에는 슬픔과 아픔만 가득합니다.

무능하고 부패한 권력은

불의와 오만 그리고 폭압으로 진실을 가리고

두 번 세 번 아이들과 가족들을 죽이고 말았습니다.

또다시 침묵과 모멸의 세월이 흘렀지만

우리는 다시 이태원에서 우리의 아이들을 잃어야만 했습니다.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무능과 부패 불의와 폭압의 높은 담이

더 높아만 지고 더 단단해진 것처럼 보인 다는 것 외에는


"기억의 힘은 셉니다."

'살려야 한다' 적힌 사무실에서 전화기에 귀를 대고 있던

대통령의 사라진 시간들과 무능과 몰염치를 기억합니다.

침몰의 그 순간까지 '가만히 있으라'외치며

제일 먼저 세월호를 떠나가던 선장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언론의 입을 틀어막고 검은 옷도 슬픈 음악도 방송하지 못하게 했던

청와대 홍보수석 이정현의 얼굴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오직 진실만을 알고 싶어 생명을 내어 놓고 단식으로 항변하던 유가족 앞에

폭식으로 조롱하며 2차 3차 잔인하게 난도질했던 가해자들을 기억합니다.


"가만히 있으라"

십 년이 지난 2024년 총선 막바지에 이르러 소위 보수논객은

"젊은이들이 망친, 어지럽힌 나라 노인들이 구해야 한다"며

또다시 '가만히 있으라' 합니다.

아직도 권력은 국민들을 가만히 있으라 하며 가해를 가합니다.

채상병의 죽음의 진실이 가리고 참 군인들 마저 자괴감에

몸부림치게 만듭니다.

레거시 언론의 침묵 속에 검찰독재공화국은

더 단단히 높아져만 가는 것 같습니다.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기억합니다"

사월은 정말 잔인한 달입니다.

제주도의 4.3이 그러하고 세월호의 그날이 그러합니다.

4.19 그날 쓰러져간 청춘의 피가 그러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폭압에 항거하여

앞서서 나간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직도 죽지 않고 살아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십 년 아니 백 년의 세월이 흘러도

산천은 기억하고 우리는 기억할 것입니다.


"천 개의 바람이 되어"

304명의 이름을 기억합니다.

천 개의 바람이 되어 자유로이 날고 있는

사월의 꽃들을 기억합니다.

영원까지 기억해 달라며

우리의 하늘을 유영하고 있는

고래 한 마리를 기억합니다.


다시는 다시는

우리와 같은 아픔이 생기지 않게 해 달라

웃음 지며 날고 있는

천 개의 바람이 있습니다.

오늘도 그 바람은

우리의 얼굴을 간지럽힙니다.

나를 기억해 달라고.....





천 개의 바람이 되어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나는 잠들어 있지 않아요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

나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가을엔 곡식들을 비추는 따사로운 빛이 될게요

겨울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눈이 될게요

아침엔 종달새 되어 잠든 당신을 깨워줄게요

밤에는 어둠 속의 별 되어 당신을 지켜 줄게요


나의 사진 앞에 서 있는 그대 제발 눈물을 멈춰요

나는 그곳에 있지 않아요 죽었다고 생각 말아요

나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나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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