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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물 Feb 11. 2023

평범한 단어들

경험에 의한 주관적인 단어 연구

커피를 마시려고 커피머신에 전원을 켰다. 기계가 좀 데워질 동안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하고 있었다. 이제 기계가 잘 데워졌겠다 생각할 때쯤, 방에 있던 남편이 거실로 나오더니 흘끗 보고는 묻는다. 

"커피 마시게? 내가 내려줄게"  

그러고는 내가 딱 좋아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잔 만들어 나에게 가져다주었다. 

"진짜 잘 내려졌다. 맛있는지 얼른 먹어봐"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너무 작은 일이지만, 이런 게 사랑이 아닌가 생각했다. 배려받고 있다고도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쉬운 말들. 평범한 말이면서 의미가 깊은, 매일 찾을 수 있는 단어들이 있다. 어떤 경험이 하나의 단어로 치환될 때가 있다. 때로는 좀 까다로운 생각이기도 하고, 때로는 우스꽝스러운 경험들. 그런 것들을 적어두고 싶어졌다.


누구나 쓰는 말이지만 나에게 의미가 있었던 그 순간들을 들여다봐야지. 그리고 그 아주 작은 경험을, 아주 멀리서 보면 어떤 단어로 평범히 부를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지. 그래서 이것을 '주관적 단어연구'라고 제목을 붙였다. 약간은 허세가 들어 있는 것이 포인트인데, 지나가는 시간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잘 느끼기를 다짐하는 의미도 있다.


진부하려나, 재미있으려나. 사실 이 작업의 끝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모쪼록 평범한 매일에 더 애정이 생기기를 바란다.


대단하지 않은 작은 순간의 평범한 단어들을 찾으러 출발!

(갑자기 어린이 프로그램 멘트 같네)


*매주 금요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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