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까짓것 Jan 04. 2020

아빠가 살림하면 안 되나요?

01 아빠의 초보 살림 도전기

요즘은 여성만이 살림하는 시대는 아니다. 맞벌이 부부는 살림을 나눠서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살림은 여성이 더 많이 하는 것도 사실이다. 살림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한 집안 식구를 먹여 살리려면 누군가 적지 않은 희생이 따른다.


나는 사실 살림이 두렵지는 않다. 단지 관심이 없고, 따라서 시간을 내지 않을 뿐이다. 그런데 요즘 살림에 관심이 생겼다. 싸돌아 다니는 것도 한계를 느끼고, 여유시간도 늘었기 때문이다. 일단 주말이나 쉬는 날에는 내가 어느 정도 살림을 맡아볼까 한다. 물론 나 혼자는 어림도 없다.


주로 청소, 쓰레기 버리기, 음식 만들기인데, 음식 만들기는 군대 생활할 때 잠깐 요리를 해보아서 겁나지 않는다. 다만 맛을 잘 내고 깔끔하게 요리하는 것은 배워야 한다. 그리고 음식을 하다 보면 도구도 알아야 되고, 시장도 봐야 하고, 냉장고나 찬장 정리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음식을 하는데도 요령이 필요하고,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식단 계획도 세우고, 재료도 준비하고, 무엇보다 시간관리를 잘해야 한다. 제때에 적절한 요리가 제공이 되어야 한다. 조급하거나 서두르지 말고 정성을 다해야 맛있는 음식이 된다.


나는 제대로 차려 먹는 것을 좋아한다. 평일에는 힘들지만 휴일에는 가능하다. 한 끼 때우기 위해 식사하는 것은 허망하다. 잘 차려놓고 얘기도 하며 천천히 식사하는 것이, 따로 시간을 내어 얘기하는 것보다 유익하고 즐겁다. 음식 가짓수가 중요한 건 아니고, 몇 가지 안되더라도 정돈된 상차림은, 음식을 먹는 사람도 느끼게 된다. 일주일에 한 끼라도 내 힘이 보태져 가족 모두가 즐겁게 식사할 수 있는 시간을 소망해 본다.


집밥에는 인정과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빠르게 인스턴트로만 가는 것보다, 요리를 직접 하고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느린 것 같지만 실제로는 더 의미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먹는 것에서 건강과 기분과 친목이 좌우된다.  쉬는 날은 주부 모드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