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베니스의 상인

by Kyuwan Kim

극단 초인의 연극은 셰익스피어의 원작과 대사를 사실적으로 재현하지 않는다. 대신 원작을 100분으로 압축, 정리하면서 상징적이고 표현주의적인 무대를 보여주는데, 그 관점은 온전히 오늘의 시각이다. 원작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았던 포샤와 네리사의 계층적인 갈등은 물론, 이교도에 대한 배척, 이주민에 대한 차별, 성소수자의 고민, 법정에서의 공정성 등의 현대적인 주제들이 부각된다. 그만큼 원작의 텍스트가 시대에 따라 재해석이 가능한 수많은 키워드들을 감추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계단으로, 벽으로, 배로, 길로 장면마다 효율적으로 변신하는 8개의 벤치와 적절한 음악은 극에 속도감과 긴장감을 부여했다. 안토니오와 샤일록, 로렌조역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의 합도 좋았는데, 특히 작은 체구로 수백년간 차별로 인해 쌓여온 원한과 증오를 뿜어내는 샤일록역의 이상희배우의 연기는 압권이다. 10월 30일까지 북서울 꿈의 숲 아트센터 퍼포먼스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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