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yuwan Kim Apr 19. 2024

연극

빨간 피터

20대 때 아무 생각 없이 봤던 고 추송웅배우의  '빨간 피터의 고백'을 다시 보러갔다. 더구나 카프카 원작이었다니... 이번엔 원작 단편을 단단히(?) 읽고 갔는데, 평면적인 문학 텍스트가 어떻게 입체적인 연극으로 무대화되는지를 잘 보여준 좋은 공연이었다. 아프리카에서 인간들에게 붙잡혀, 술 담배를 배우고 인간들을 상대로한 서커스 무대에 오르게 된 한 원숭이의 고백을 통해 드러나는 인간사에 대한 풍자와 비판... 드라이할 수도 있었던 원작을 이런 저런 소품활용과 각색으로 관객들의 접근성을 현저히 추었고, 관객과 편안히 눈을 맞추는 70대의 배우라니!! 다른 큰 무대에서 뵌 적도 있었지만 1인극 무대에서의 그의 모습은 연기나, 노래나, 무용이나 모두 다채롭고 새로웠다. 최희준의 '나그네 길'로 마무리되는 너무나 한국적인 결말의 감동과 더불어, 삼일로 창고극장이 이 작품의 초연무대였다니...! 작은 극장인 만큼 예매를 서두르시길.

작가의 이전글 일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