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스 드 케랑갈이라는 낯선 프랑스 작가의 소설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를 독서모임에서 읽었다. 작년엔가 연극으로 본적이 있는 작품이었는데 원작이 소설이었구나. 서핑에 열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19세 소년의 장기이식 과정을 놀랍게도 1인극으로 각색한 인상적인 작품이었는데, 소설은 이 상황을 다양한 등장인물의 사고와 감정을 따라가며 훨씬 더 입체적으로 드러내준다. 최첨단의 의술인 장기이식과정을 통해, 한 사람을 사람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관해 다각도의 집요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을 읽고 결국 독자들이 갖게되는 건 살아있는 생명에 대한 경외감과 생명의 고귀함이다. 그리고 작품이 정면으로 묘사하는 장기이식과 관련된 질문이 가슴 한 구석에 묵직하게 남았다. 만일 그게 나라면? 내 가족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