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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gette J Oct 06. 2022

벌써 2주..  너없는 어린이날

윤서야 안녕? 벌써 시간이 2주가 지났구나 이번 주에는 어린이날이 있어서 자주 만났지? 엄마가 매일 가고 싶다고 하는데 니가 자꾸 찾아가서 귀찮아한다고 뭐라고 할까 봐 꾹 참고 있대 (평소에나 잘하지..) 아직도 엄마랑 아빠는 윤서와의 이별이 실감이 안 나 집에는 병원 입원하기 전 모습 그대로 남아있고 하나도 변한 거 없이 그냥 윤서가 할머니 집에 놀러 간 거 같은 생각이 들어서 엄마 아빠는 아직 무덤덤 한 감각이 많은 것 같아 엄마가 윤서 많이 보고 싶나 봐.. 아빠도 윤서가 많이 보고 싶고 슬퍼하고 싶은데 엄마가 너무 힘들어해서 아빠 마음에 숨어 있던 슬픈 마음이 나올 틈이 없어

엄마가 가끔 윤서를 호되게 혼낼 때 이때다 싶어 아빠가 안아준다고 할 때 그래도 엄마품을 찾더네 윤서가 하늘로 소풍을 가서도 나는 또 깍두기가 되었네 아빠도 윤서한테 1등자리 차지하고 싶은데 역시 엄마는 강적인 거 같아 꿈에서라도 니 얼굴 마주 보며 이야기하고 싶다는데 그곳에서 어찌나 재미있게 지내는지 한번 놀러 오지를 않네? 오늘 밤에는 한번 놀러 와서 엄마 한번 안아주고 윤서가 제일 많이 말했던 긍정 선물 꾸러미 "고마워" "사랑해" "좋아해" "예뻐" "귀여워"를 선물해 줬으면 좋겠다


그래도 아빠는 윤서가 우릴 떠난 슬픔보다 곁에서 항상 행복하게 함께한 시간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지만 그래도 주책바가지같이 자꾸 못해줬던 것만 생각나고 할까 말까 고민하다 하지 못했던 일들만 잔뜩 떠올라서 슬프네 아빠가 어린아이 때 나중에 커서 절대 그런 부모가 되지 말아야지 했는데 부모는 어쩔 수가 없는 건가 봐 그래도 엄청나게 많은 이모 삼촌들이 윤서를 예뻐해 줬고 엄마 아빠 힘내라고 응원도 많이 해줘서 하늘에서 윤서가 외롭지 않을 거 같은 생각에 조금은 마음이 놓이고 편해지는 거 같아


비록 작은 체구였지만 세상 누구보다 강하고 아빠의 자부심이었던 예쁜 천사 윤서야! 우리 딸이 아무것도 없던 백지에 엄마의 희생과 윤서의 피 땀 눈물이 더해져 지금은 그것들이 당연하다고 생각되며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어 아빠는 엄마의 눈물과 윤서가 어떤 노력을 해서 이뤄낸 성과인 줄 옆에서 늘 지켜봤기 때문에 우리 가족의 씨앗이 모두에게도 행복으로 전달되는 게 너무 뿌듯하고 행복한데 어떤 못난 이모 삼촌들이 다 자기들이 이뤄낸 것처럼 생각하고 착각해서 이야기하는 게 아빠는 화도 많이 나고 답답하네 세상에 그냥 이뤄지는 건 없는데 말이야


덕분에 아빠도 곰곰이 생각해 보며 작은 것들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법을 배우게 되었으니 윤서가 무에서 유를 창조해서 아빠 심장에 가슴 깊이 새겨준 감사와 행복의 씨앗을 잘 키워서 아빠 마음도 추스르고 잘 다듬어서 그 결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다시 나눠주면서 살수 있도록 할게! 그런데.. 그동안 화병이 나서 쓰러져 병원에 갈 정도로 너무 많이 참아서 윤서에게 약속한 매주 총 7번 편지 쓰는 동안만 많이 원망하고 소리 지르고 토해내면서 그동안 참고 참았던 아빠의 썩어빠진 속과 마음을 조금만 털어내고 잊어버릴게? 살짝만 용서해 줘? 알았지?


그래도 아빠한테 긍정과 행복을 어떻게 마음속에 새기는지 윤서가 잘 알려줘서 윤서랑 하루에 많은 사람들에게 수십 번씩 나눴던 긍정의 선물 꾸러미를 다시 마음속에 채우는 건 어렵지 않을 것 같으니 하늘에서 너무 아빠 구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멀리 있어도 늘 앞에 있는 것만 같은 사랑하는 우리 딸♡ 오늘도 내일도 사랑하고 많이 보고 싶어 오늘은 엄마 아빠 꿈속에 놀러 와서 재미있게 놀자 사랑해♡ 이따 만나자^^


모두의 응원과 격려 덕분에 저희 부부는 어려움 속에서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오래전부터 저희 가족을 봐주시고 응원해 주셨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끼고 그 덕분에 윤서도 하늘에서 외롭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경황이 없어 많은 메시지 일일이 읽어보지 못하고 답도 드리진 못하지만 진심 담긴 감사한 마음에 치유도 받고 생각 없이 비어진 말에도 이 또한 관심과 사랑이라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


힘듦은 저만 해당되는 일임을 알았으나 제가 보는 힘듦도 세상에 일부임을 알았습니다 대나무 숲처럼 주변에 편한 방법으로 아픔도 털어놓으시고 소통하면서 소중한 시간 행복하게 잘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써왔던 윤서와의 추억 다 그대로 두겠습니다 예전과 다름없이 많이 응원해 주시고 추억하며 행복의 씨앗을 많이 나눠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슬픔은 저희 부부가 짊어 가야 할 숙제이고 많은 이모 삼촌들은 행복의 씨앗을 나눠주시는 것이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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