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삶을 살고 싶은 마케터의 단상
2022년 한 해 동안 30번 여행을 떠났고 국내 15개의 지역을 방문했습니다. 한 달에 평균 2회 이상 여행을 간 것이죠. "이번 주는 어디로 여행 가요, 지탱님?" 주말을 앞두고 회사 동료들은 제게 이번 여행지는 어디인지 물어보곤 합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회사에서 콘텐츠 마케터로 일하고, 주말에는 훌-쩍 떠나는 삶을 살아왔거든요. 저에게는 큰 에너지가 들지 않는, 어쩌면 당연했던 '여행'을 보고 주변에서 저를 홍길동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정말 여행을 좋아하는구나!'를 깨달았던 순간이었죠.
'왜 이렇게까지 여행을 좋아할까?'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 고민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남들보다 시간과 돈을 더욱 많이 써가며 주말마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를 스스로 물어보았던 것이죠. 그러던 중, 이승희 작가님의 <기록의 쓸모>에서 이마를 탁! 때리는 한 구절을 발견했습니다.
마케터들은 기본적으로 경험자산주의자다. 하나라도 더 보고 듣고 경험하려는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이다. - <기록의 쓸모> 198p
'경험자산주의자'라는 말을 입 속에서 여러 차례 굴려보았습니다. 경험이라... 사실 저는 '경험'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돈, 재테크, 커리어보다 '내가 어떤 재미있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까?'를 선택의 기준으로 삼곤 하기 때문입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마케터로 일하면서 새로운 경험과 생각을 가장 밀도 있게 경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여행이었거든요.
여행이라는 경험을 통해 저는 늘 새로운 도시와 지역에서 며칠을 보냅니다. 그 속에서 처음 보는 브랜드를 만나고, 참신한 공간을 만나며 평소 하지 않았던 생각을 하곤 해요. 특히 사람들이 좋아하는 곳은 어떤 매력이 있는지 직접 경험하고 마케터의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합니다. 이렇게 한 번이라도 '왜?'라는 질문을 던져보는 것만으로도 시야가 확장되고, 여기에서 얻은 인사이트는 일에도 적용해 보려 노력합니다. 이것이 제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였어요.
지난 한 해 동안 15개의 지역을 여행할 수 있었던 것은 제 특이한 이력의 영향도 있었습니다. 한창 취업 준비를 하는 시기에 6개월 동안 경상북도 상주에서 지역살이와 인턴 생활을 병행한 것인데요. 당시, 유명한 공기업에서 인턴 생활을 시작했지만, 3개월 뒤 공기업 인턴을 포기하고 '경상북도 상주'에서의 지역 살이를 선택했습니다. 주위 친구들은 '취업 준비를 해야 하는 때인데 왜 지역으로 내려갔어?'라며 걱정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 시간은 제게 꼭 필요한 시간이었습니다. 20살 이후로 취업을 향해 앞만 보고 달려왔기 때문에 저만의 속도를 잃은 기분으로 살고 있었거든요. 쳇바퀴처럼 짜여진 회사 생활에 '이것이 내 미래라고?' 하며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행복감'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빽빽한 빌딩 숲 안에서 여유롭게 나다운 호흡을 하는 방법을 까먹어 가고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시간은 제게 꼭 필요한 시간이었습니다. 20살 이후로 취업을 향해 앞만 보고 달려왔기 때문에 저만의 속도를 잃은 기분으로 살고 있었거든요. 쳇바퀴처럼 짜여진 회사 생활에 '이것이 내 미래라고?' 하며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행복감'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빽빽한 빌딩 숲 안에서 여유롭게 나다운 호흡을 하는 방법을 까먹어 가고 있었던 것 같아요.
6개월 동안 서울을 떠나 지역에서 사는 경험을 통해 저는 제 삶에서 처음으로 쉼표를 찍을 수 있었습니다. 세상의 속도에 저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저만의 속도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지역살이를 통해 알게 되었죠. 서울에서 지역으로. 환경을 180도 바꾸었더니 '나라는 사람'에 집중할 수 있던 것입니다. 또한, 상주로 귀촌한 어른들을 만나며 다양한 삶의 레퍼런스를 보게 되었고,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만이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했던 고정관념이 사라지기도 했어요.
상주에서의 경험은 탐험 정신으로 남았습니다. 로컬에 대한 이슈, 로컬 브랜드, 지역에서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꾸준히 귀 기울였고, 회사에 다니면서도 경주, 포항, 제천, 속초, 강릉 등 소도시 여행을 즐겼죠. 몸은 서울에 있었지만, 주말마다 여행에서 휴식을 얻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여행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일에도 적용하기도 했죠.
이제는 혼자 보고, 듣고, 즐기는 것을 넘어서서 많은 사람에게 제가 경험한 여행을 전달해 보려고 합니다. 특히, 여행을 통해 나의 속도를 찾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그 방법 중 하나가 제게는 '로컬', 지역으로 훌쩍 떠나는 삶이기에 '로컬'에 대한 이야기도 꾸준히 나누어 보려 합니다. 과거 저의 모습처럼 자신만의 삶의 속도를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저의 이야기가 훌-쩍 떠날 수 있는 용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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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ㅣ 지탱로그 (@jeetaeng_log)
마디터는 마케터와 에디터의 일을 더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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