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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에떼 Jan 18. 2022

제주에 살기로 했다 (feat. 동반 퇴사)

바로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살고 싶은 부부의 제주 이주 이야기

<제주에 살기로 했다>

바로 지금  순간을 복하게 살고 싶은 부부의 제주 이주 이야기



제주에 살기로 했다 (feat. 동반 퇴사)


동반 퇴사를 하고 제주를 가기로 했을 때 무모한 결정일지 몰라도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우리의 선택이 정답이란 믿음보단 무엇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


얼마 전 이야기를 나누다 창이는 혹시 우리가 다시 서울로 오게 된다고 해도 너는 일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마운 말이었지만 나는 창이 스스로 가장이란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했고 이 가정은 '너와 내가 함께' 꾸리는 것이니 혼자 짊어지고 간다는 부담감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가장이란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잘 알기에 너에게만 그런 짐을 짊어지게 하고 싶지 않다고.


창이에게서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스스로 가장이란 생각을 하기보단 너는 일 외에도 잘하는 것들이 많은데 나는 일 말고 잘하는 것이 없으니 서로 잘하는 것들을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내가 일도 하며 그 외 집안 대소사까지 다 챙기느라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 게 옆에서 보기 안쓰러웠다고. 서로 조금 더 잘하는 것들을 나눠서 하고 대신 서로의 스트레스를 조금씩 덜어주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고.


듣고 보니 그러기도 했다. 나는 성격상 이것저것 다 내가 알아보고 챙겨야 해서 일이 바쁜데 개인적인 일까지 겹치면 과부하가 걸려 아프곤 했다. 창이는 옆에서 그런 나를 보며 왜 그렇게까지 하려고 하냐며 완벽하지 않아도 되고 조금은 스스로를 놓아도 된다고 안타까워하곤 했었다. 근데 성격이 팔자라고 그러고 싶지 않아도 어쩔 수 없었다. 어쩌면 나도 스스로의 역할에 부담을 많이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 가끔은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



결혼을 해서 좋은 점은

가장 친한 친구가 늘 곁에 있는 것

언제나 내 편에 서줄 사람이 있다는 것

나를 아껴주는 가족이 늘었다는 것



혼자서는 하기 힘들었을지도 모를 선택을 창이가 있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30년을 다르게 살았던 두 사람이 완벽하게 하나 된 삶을 산다는 건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서로 조금씩 기대어 사는 삶을 계속 배워나가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제주에 한 번 살아보기로 했다.

그저 우리 둘의 당장의 행복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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