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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라맘 Jan 10. 2024

개고기 식용 금지법에 대한 두 번째 생각

당신들에게는 개 같다는 욕조차 개에 대한 모욕일 듯싶습니다.

위의 블로그 글 이후 브런치에서 2편을 이어가려 합니다.

임산부가 되고 나서 태교를 위해 욕을 멀리하고 되도록이면 바르고 고운 말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저도 임산부라는 것이 실감이 잘 나지 않아 평소의 언행이 남아있어 아침부터 개 같다는 욕을 함부로 했는데요, 이 자리를 빌려 개들에게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이명박 정권 당시 미국 소고기 광우병 사태로 인해 전 국민이 촛불 시위로 들끓던 때를 기억하시나요?

저는 미국 소 참 좋아합니다.

미국에서 살면서 육즙이 줄줄 흐르는 진짜배기 스테이크를 접하고 충격에 휩싸이던 고등학교 시절이 떠오르네요.

이제까지 내가 먹어왔던 소고기는 소고기가 아니었단 말인가? 이제껏 한우가 최고라 여겼던 제게는 너무나 큰 문화 충격이었습니다.


엊그제 수원의 가장 큰 갈빗집인 가보정에 처음 가서도, 저희는 미국산 소고기를 시켰습니다.

오빠는 장인 장모님께 더 좋은 고기를 대접해 주고자 한우로 먹자고 했지만, 아빠는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예비 사위가 부담될까 미국산 생갈비로 하자고 했지만, 저는 양념 되지갈비가 더 먹고 싶어서 미국산 돼지갈비로 3인분 시켰습니다.

더 넓은 땅에서 자유롭게 자란 미국산 소가 한우보다는 오히려 건강에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마블링이 잔뜩 낀 지방 많은 한우보다는, 육즙 많고 살코기 위주의 미국식 스테이크를 더 선호하는 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소보다는 돼지를 더 좋아합니다.

개인적인 사견으로는, 한국 돼지가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더러 스테이크 먹을래 대패삼겹살 먹을래 하면, 저는... 대패삼겹살입니다...

두껍게 썬 한돈도 맛있지만 냉동 삼겹 특유의 싼마이 맛(?)이 저는 너무 좋습니다 ㅎㅎㅎ

대패삼겹살을 배불리 먹고 거기다 밥 볶아 먹을 때는... 전 지상에서 만약 천국이 있다면 그곳은 바로 대박집(대패삼겹전문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새는 돼지보다 닭을 더 많이 먹습니다.

치킨이라면 환장하는 저는, 자담치킨, BHC, 처갓집, 교촌, 굽네, 브랜드 가릴 것 없이 1일 1 닭도 가능합니다.

특히나 맥주를 못 마시는 요즘, 제로맥주에 치킨만 한 특식도 없죠.


개는 먹어본 적 없습니다.

보신탕에 대한 심리적인 거부감 때문이랄까요...

하지만 보신탕집엘 가서 보신탕을 시키는 저희 아빠께 뭐라고 잔소리한 적은 없습니다.

보신탕 먹고 힘내서 더 열심히 일하고 보양이 되신다면, 그게 장어건, 염소탕이건, 오리불고기이건, 양갈비건, 보신탕이건, 그게 문제가 될까요???


싱가포르에서 제부와 살림을 이뤄 살고 있는 동생네를 방문하러 가족여행을 갔을 때, 칠리크랩을 먹으러 간 현지 로컬 중국음식점에서 저희 여동생은 개구리 요리를 시켰습니다.

단백질이 많고 닭고기 맛이 난다고 했습니다.

남동생과 엄마는 쳐다보지도 못했고, 저랑 아빠는 두어 개 집어먹었고, 여동생은 맛있게 먹더라고요... 어렸을 땐 파프리카도 맵다고 못 먹던 꼬맹이가... 대견하게도.... 먼저 시집을 가더니 어른이 되었나 봐요.


중국 유학 당시, 중국은 정말 모든 걸 다 먹는 나라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오리의 목, 오리머리, 닭발은 아주 기본적인 맥주 안주였고요, 각종 곤충들을 탕후루처럼 설탕에 코팅해서 먹는다거나 소혀, 돼지혀... 그리고 각종 혀......... 말의 고추 고기도 봤습니다.......................

하....


식습관이나 무엇을 식재료로 사용하는가는 그 나라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가 반영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오랜 기간 식민 지배를 받아온 아프리카나 베트남, 우리나라의 공통점이 뭘까요?

바로 '발'요리가 발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족발, 닭발 등.........

기름지고 살코기 많은 부위는 다 약탈당하고 남은 것은 그들이 버리고 간 내장이나 머리 고기, 발과 같은 부속부위뿐이었기에 이를 주 식재료로 한 식문화가 발전되어 온 것이죠.


보신탕 역시 마찬가리라 생각됩니다.

저는 백종원도 아니고 황교안도 아니고 요리도 못하고 역사도 잘 알지 못하는 평범한 시민입니다만, 뭐가 옳고 그른지에 대해서는 사리분별이 분명한 편이고 또 이러한 사안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내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 편입니다.


중학교 때 두발자유가 아직 보편화되지 않아 귀 밑 3cm로 단발령이 내려졌던 당시, 개인의 두발 길이와 학업 성취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으며 오히려 일제 강점기의 잔재임을 알리고 학생 인권을 위해 교장선생님께 편지를 써서 직접 전달했던 1인입니다.

물론 그다음 날 학주가 와서 전 바로 단발로 잘렸지만요....

저 단발 진짜 안 어울리는데...................ㅠㅠ

그때가 아마 제 인생에서 가장 못생겼던 시기가 아닌가 싶네요.


무튼, 개고기 논란으로 돌아와서.

저는 이번 개고기 금지법이 김건희 정권의 자충수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 봅니다.

윤석열을 정권으로 이끌었던 이대남들과 페미들에 대한 반발로 2 찍 했던 수많은 보수적인 남자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그들로부터 등을 돌리게 되었으리라 추측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요,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다는 말을 합니다.

누구를 만나면 가장 먼저 건네는 인삿말이 '밥 먹었어?'이고요,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거나 만나고 싶을 때, '밥 한 번 먹자'고 말합니다.

회사에서는 회식을 하며 친목을 도모하고, 평소에 누구와 밥을 먹느냐가 회사에서 가장 친한 무리를 뜻하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귀하게 대접하거나 접대하고 싶을 때, 우리는 가장 먼저 좋은 식당에 예약부터 합니다.


그만큼 우리네 생활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 의식주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먹는 식재료는, 한 나라의 정권에서 개인적인 호불호를 기준으로 법으로 금지해서는 안 되는 거죠.

그것도, 한 개인의, 개인적인 취향 때문이라면요.

그건, 개만도 못한 행동입니다.

개 같다는 표현은 개에 대한 모욕이었으며 개들로써는 김건희와 본인들이, 아니 본견들이 같은 선상에 비교된다는 사실로써 굉장히 불쾌할 수 있다고 생각되기에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사과합니다.

물론 개들은 이 글을 읽을 순 없겠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애견인 분들이 계신다면 저를 대신해 제 사과를 전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저는 희망합니다.

서울의 봄을.


저는 소망합니다.

언젠가 윤석열이 퇴진하는 날이 오기를...


저는 꿈꿔봅니다.

김건희가 감옥에 가는 상상을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 아닐까요? 가난하다고 꿈조차 꿀 수 없다고 하면 너무 가혹하지 않을까요?


저는요... 많은 걸 바라지 않습니다.

남들처럼 한강뷰 보이는 아파트에서 외제차 5대씩 끌면서 명품백을 에코백 사듯 사모으는 삶을 원하지 않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제 아이가 태어날 우리나라가, 민초들이 살기 편한 태평성대를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제가 민트초코를 좋아하는 민초족이라 그렇긴 합니다만.... 반민초단도 살기 편한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제 아이는, 본인 몫만 챙기고 이기적으로 살기보다는, 남들을 짓밟고 위로 올라서는 무한경쟁 사회에서, 아무리 공부를 잘하고 똑똑해도 남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아이로 자라났으면 합니다.

서울대 나왔다고, 사시 패스했다고, 검찰 권력을 등에 업고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힘없는 사람들을 죽이는 그런 아이가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만약 그런 아이로 자라난다면, 저는 제 아이를 단호하게 훈육할 생각입니다.

남에게 맞을지언정 때리지는 말라고 가르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들 제발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네요.

이 시대의 참된 언론인들과 지성인들이 어딘가에는 살아 숨 쉬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4월 10일 총선, 다들 투표합시다.

우리 태산이 보고 싶다 ㅠㅠ 태이 태산 태남매인뎅...ㅠㅠ 누나가 담번에 또 올게 라고 약속했는데 네가 보성으로 가버리다니 ㅠㅠ 누나가 미안해... 임신해서 미안해 ㅠㅠ

나중에 애기 태어나서 크면 꼭 우리 태산이 보여줘야지.

힘쎈 태산이도 애기 앞에서는 말 잘 듣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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