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만이 줄 수 있는 경험을 만들기 위한 노력들
브랜드로서 쏘카 이전에 서비스로서의 쏘카는, 소비자에게 비용을 받고 그만큼의 편의를 내어주는 합리적인 서비스이다. 더 편한 것을 찾는 이용자를 만족시키는 편리한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쏘카의 멤버십 프로그램 쏘카클럽은, 이런 이용자들에게 쏘카를 탄다는 소속감을 부여함과 동시에 정서적으로 이용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탄생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요소가 상품을 선택하는 모든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인 가치로 이용자를 본딩시켜 상품을 선택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브랜드에 애정을 갖도록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쏘카클럽은 쏘카와 함께 한 누적 주행거리에 따라 레벨이 오르며, 레벨이 오를 때마다 새로운 혜택이 제공된다. 다회차 사용을 유도해야 하는 서비스에서는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멤버십 구조이며 가장 유효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브랜드 담당자로서 해야 할 일이 한 가지 생긴다. 쿠폰과 같은 혜택 외에 이용자에게 정서적인 가치를 제공하여 쏘카의 회원, 즉 쏘카클럽 멤버로서의 긍정적인 페르소나를 형성해 주는 것이다. 쏘카를 이용하다 보니 어느 날 레벨이 오르고 레벨업 쿠폰을 받는 관여도 낮은 멤버십 프로그램이 아니라, 쏘카클럽의 멤버이기 때문에 쏘카를 이용하는 것에 가치를 느끼는 이미지적 요소를 넣어주는 작업이 필요했다.
'쏘카로드'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우리는 그 요소를 '경험'과 '여행'에서 찾았다. 쏘카를 이용하는 이유는 단순한 이동의 목적도 있겠지만 더 나아가 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찾기 위해서이고, 그런 새로운 경험을 이미지로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씬은 차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고 생각했다. 쏘카와 함께 달리는 당신은 새로운 경험을 즐기는 사람이고, 당신은 경험하는 삶의 모습을 중시하는 사람이라고 쏘카클럽과 쏘카클럽 속 쏘카로드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경험 상 대중교통이 아닌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가면 목적지 만큼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길' 그 자체였다. 운전의 주체가 나이기 때문에 바뀌는 풍경 하나하나를 눈에 담을 수 있고, 때로는 차 안에서 운전을 하며 바깥 풍경을 바라보던 그 순간이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기도 한다. 쏘카로드는 목적지를 조명하는 일반적인 여행 콘텐츠 형태를 취하지 않고, 움직임의 주체인 내가 달리는 길 위를 주목했다. 목적지로 가는 가장 효율적인 길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보고 느끼는 나만의 길을 가는 경험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콘텐츠 내에도 장소 소개보다는 달리며 얻을 수 있는 경험적 가치를 서술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미지 또한 하나의 피사체보다는 공간을 담아내려고 했으며 특히 차를 타고 그 공간을 즐기는 나를 상상할 수 있게 구성해보려고 했다.
메시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쏘카로드 장소의 선정 기준도 정했다.
1.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면 좋겠다.
2. 하나의 스팟 보다는 길 자체가 아름다운 곳이면 좋겠다.
3. 각 계절별 컨셉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곳이면 좋겠다.
그런 기준에 맞춰 선정한 첫 번째 쏘카로드 장소는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이었다.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장소는 아니었지만 기화천이라는 멋진 강줄기가 흐르는 곳이었고, 외진 곳임에도 도로가 잘 닦여있어 쾌적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먼 길을 달려온 사람들의 입을 달래줄 지역 먹거리도 알찼고, 주변 관광지 역시 자동차로 운전해서 가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었다. 의도했던 것만큼 긴 드라이브 코스를 가진 로드가 아니었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길 끝에 이어진 동강이 그 아쉬움을 채워주는 곳이었다. 드라이브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 쏘카로드 1편,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으로 떠나보는 것을 추천한다.
미탄면과 같은 공간을 소개해 길을 달리며 얻을 수 있는 경험적 가치를 제공하는 것 외에도, 우리는 쏘카로드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들의 관여도를 조금 더 높이고 싶었다. 그래야 쏘카클럽이 말하고자 하는 정서적 가치가 보다 확실히 이용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쏘카클럽의 레벨 프로그램과 쏘카로드라는 콘텐츠 간 연계성도 강화하고 싶었다. 자칫하면 쏘카클럽이 제공하는 쿠폰이나 보험료 할인과 같은 혜택만 강조되고 쏘카로드는 스쳐 지나가는 콘텐츠로 소비할 수도 있었기에 이 연계성을 만드는 작업은 매우 중요했다.
그래서 우리는 쏘카클럽의 최고 레벨인 VIP에게 추첨을 통해 매 쏘카로드마다 해당 회차만의 컨셉이 담긴 특별한 패키지, 즉 쏘카클럽 VIP 패키지를 선물해 주기로 했다. 쏘카클럽의 VIP는 누적 주행거리가 가장 많은 이용자들로 구성된 레벨로, 쏘카와 함께 가장 많은 경험을 했다고 보아도 무방했다. 그래서 이들에게 쏘카로드의 컨셉이 담긴 패키지를 선물함으로써 쏘카를 자주 타는 사람에게 경험을 즐기는 이미지를 부여함과 동시에, VIP들의 드라이빙 모습에 쏘카로드의 이미지를 대치하여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 더 나아가 VIP들에게만 증정되는 알찬 구성의 패키지는 다른 레벨의 이용자로 하여금 빠르게 레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했다.
물론 VIP 패키지에는 쏘카를 많이 이용해 주어서 감사하다는 VIP들에 대한 감사의 의미도 담겨있다! 또한 뜻밖의 선물로 패키지를 받았을 때 기분이 좋아지고, 이를 주변에 공유함으로써 쏘카를 더 많이 이야기하게 되는 긍정적 바이럴의 효과도 기대했다.(쓰다 보니 VIP 패키지를 정말 야심차게 준비했구나 생각이 든다…)
쏘카클럽 VIP 패키지는 매 쏘카로드마다 컨셉과 상황에 적합한 굿즈를 큐레이션 해 패키지를 구성한다. 기본적으로 드라이브는 야외 활동이 중심이므로 다양한 야외 활동과의 연관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큐레이션 할 굿즈의 브랜드를 꼼꼼하게 챙기는 것도 필수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예산의 늪에 빠지게 되는데, 예산과 컨셉과 브랜드를 모두 고려해 서치를 무한으로 거듭하며 가장 적합한 굿즈를 선정하는데 담당자들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 쏘카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최대한 블루 컬러의 굿즈를 찾는 것도 작은 디테일 중 하나이니 나중에 혹시라도 VIP 패키지를 받게 된다면, 그 속에는 어떤 블루 컬러가 있을지 찾아보는 것도 작은 즐거움일 것 같다.
현재는 VIP 패키지 경험 디자인에 있어 두 가지 측면을 중시하고 있다.
첫 번째는 패키지의 전체 톤앤매너에 쏘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아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것이다. 메인 컬러인 블루, 화이트 그리고 그레이를 적용하는 동시에 그래픽 요소인 스페이스 프레임을 활용해 쏘카다운 경험으로 전달한다. 이 외에도 패키지 기획 컨셉에 따라 유명 일러스트레이션 작가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패키지 경험을 보다 확장시키기도 한다.
두 번째는 패키지를 받는 VIP의 입장에서 생각해, ‘WOW!’ 할 수 있는 디자인적 경험을 주는 것이다. 매 회차마다 구성하는 굿즈가 다르기 때문에 패키지 디자인도 다양한 형태와 스타일로 제작된다. 그럴 때마다 패키지를 받는 VIP 입장에서 작게나마 기쁨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주고자 끊임없이 고민 중이다.
실제 VIP 패키지 구성이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한 분들을 위해 첫 번째 패키지를 소개해보자면, 첫 번째 쏘카클럽 VIP 패키지는 초겨울의 미탄이 주는 감성을 패키지에 담았다. 겨울 드라이브에 어떤 아이템을 더하면 더 알찰 수 있을지 온갖 아이템을 서치한 끝에, 손끝까지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핫팩과 투박한 디자인 속에서 특유의 감성이 느껴지는 스탠리 보온병을 패키지로 구성했다. 그리고 드라이브 끝에 펼쳐진 탁 트인 풍경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성수동의 명물 로우커피스탠드의 드립백도 함께 넣었다. 첫 번째 패키지의 가장 큰 특징은 일러스트레이터 키미앤일이와 콜라보레이션 한 미탄면의 랜드마크(?) 기화터널 일러스트가 패키지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패키지를 열면 고즈넉한 기화터널을 지나가는 쏘카의 일러스트가 펼쳐져 패키지에서도 쏘카로드의 느낌을 물씬 풍기던 결과물이었다.
어느덧 세 번째 쏘카로드가 찾아왔고 이와 함께 세 번째 VIP 패키지를 준비해야 할 시간도 다가왔다. 세 번째 쏘카로드를 기획할 시점에서 기존과 크게 달라진 점은 바로 코로나19의 예기치 못한 등장이었다. 사람들은 예전처럼 마음껏 야외활동을 할 수 없지만, 그와 동시에 답답한 마음을 달래고자 도심으로, 도심 근교로, 산으로 들로 바다로 드라이브를 다니기 시작했다. 차 안에서 바깥 풍경을 즐김으로써 최대한 타인과의 접촉은 피하되 탁 트인 풍경을 즐기려는 것이었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쏘카로드 세 번째는 수도권 근교 드라이브를 컨셉으로 잡았다.
수도권 근교 드라이브라는 컨셉에 맞춰 야외 활동보다 차 안에서 즐기는 드라이브를 위해 어떤 아이템을 VIP 패키지로 구성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역시 드라이브에는 음악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음악 없는 드라이브는 앙꼬 없는 찐빵이니까! 기존에는 쏘카로드 컨셉에 맞춰 패키지 구성품을 큐레이션 했었는데, 이번에는 구성품이 아닌 쏘카로드만을 위한 '음악'을 큐레이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동시에 쏘카로드 담당자들이 계속 고민해오던 지점은 기성품을 큐레이션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쏘카만의 자체 제작 아이템을 퀄리티 있게 만들어 VIP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시도하려고 했으나 예산과 수량의 벽에 막혀 진행하지 못했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항상 예산은 굉장히 빠듯하다ㅠㅠ) 쏘카로드만을 위한 음악 큐레이션, 그리고 쏘카만의 자체 제작 아이템에 대한 열망 이 두 가지 포인트가 만나서 우리의 고민은 쏘카로드만을 위한 음악 플레이리스트 책자를 만들자는 결론에 다다랐다. 쏘카와 함께 하는 수도권 근교 드라이브에 쏘카로드만의 감성을 더해 줄 음악과 이야기를 엮어 하나의 완성된 소책자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렇게 쏘카로드 플레이리스트 프로젝트의 서막이 올랐다.
쏘카로드 플레이리스트 작업기는 다음 글에서 상세하게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Written by.
BX팀 고야
'쏘카다움'을 디자인합니다.
브랜드마케팅팀 아르센
콘텐츠로 쏘카와 세상을 이어주는 다리를 설계합니다.
브랜드마케팅팀 앤지
쏘카라는 브랜드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매력적인'의 여러가지 방법을 고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