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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찬호 Aug 21. 2023

새똥도 모으면 부자가 될 수 있다

티끌에서 언덕 그리고 태산으로

과학과 예술 그 사이 철학 6/


“나우루의 저주”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나우루 공화국은 20세기말 한때 지구에서 가장 잘 살았던 나라 중 하나이자, 순식간에 몰락한 것으로 유명한 작은 섬나라이다. 이 나라가 부유해진 이유는 바로 새들의 똥 때문이다. 섬을 지나다니는 새들의 똥이 수백 년에서 수천 년 쌓인 결과 구아노(동물의 배설물이 바위 위에 쌓여 굳어진 덩어리로 질소나 인산이 많이 함유되어 주로 비료나 화약의 연료로 쓰이는 물질)라고 불리는 자원이 축적되었고, 나우루 공화국은 이를 팔아 막대한 부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얻은 부로 인해 나우루의 모든 사람은 개인 비행기를 이용해 다른 나라로 쇼핑하러 다니거나, 고급 외제차를 소유하게 되었다. 또한 나우루 정부는 국민에게 세금을 면제해 주고 의료비, 주거비 심지어 유학비용까지 지원해 주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공화국 중 하나인 나우루

하지만 쉽게 얻게 된 자원을 귀중히 다루지 않고 다른 산업에 투자하지 않은 결과, 나우루는 아주 빠른 속도로 가난해져 버렸고 이는 “나우루의 저주”라는 제목의 이야기로 전해지게 되었다. 사람들은 보통 이 일화에서 "몰락하게 된 결과"만을 주목하지만, 이것을 다른 관점으로 보자면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중 하나인 나우루 공화국이 수많은 강대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부유해질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수백 수천 년간 쌓인 새똥"인 것이다. 막대한 부를 누릴 수 있었던 이유가 고작 새똥 때문이라니. 아무리 오랜 시간 쌓인 것이라고 하여도 새똥으로 인해 부국이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은 꽤 충격적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누구나 알고 있는 뻔한 속담이 있다. 그러나 평소 우리는 이 속담에서 말하는 "티끌"이 가지고 있는 힘을 당연하게 간과하며 살아간다. 나우루의 새똥은 빠르게 밑바닥을 드러냈지만, 우리가 모을 수 있는 티끌들은 새똥과는 달리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티끌은 글이 될 수도 있고 작은 스케치나 사진 한 장일 수도 있으며 매달 조금씩 저축하는 예금이 될 수도 있다.


나 또한 티끌이 태산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순간부터 높은 언덕이 되어가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현재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 그리고 작가 지망생으로 살아가고 있는 나는 무엇이든 꾸준히 해나가는 것의 중요성을 생생히 느끼고 있다. 나는 일러스트레이터 작가라는 꿈을 달성하기 위해서 매일매일 그림의 크기와 디테일을 성장시키며 꾸준히 작업을 해왔다. 그리고 그 결과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첫 일러스트 작업 문의를 받게 되었고 이후 여러 건의 일러스트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그 시작은 동전만 한 크기의 작고 보잘것없는 낙서와 같은 그림이었지만, 그 낙서와 다름없는 그림이 없었다면 현재 나의 그림 실력 또한 없었을 것이며 일러스트레이터 작가라는 꿈 또한 멀게만 느껴졌을 것이다.


이러한 꾸준함의 마법이라는 분야에서도 똑같이 발휘된다. 나는 디자이너의 여행기라는 명확한 주제로 글을 쓴 까닭에 브런치 작가 신청에서 운 좋게도 단번에 승인될 수 있었다. 행운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승인된 이후 일주일에 2~3편의 글을 꾸준히 발행했고, 여행기 외에도 평소 생각하던 것들을 엮은 에세이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3편의 에세이를 연재한 직후, 감사하게도 한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를 건네어오셨다. 모아둔 글감이 많지 않았고, 탄탄하게 기획을 해놓은 상황이 아니었던지라 실제 출간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이 사건으로 나는 큰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었다.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달려가다 보면 또 언젠가 좋은 기회가 찾아오리라는 희망 말이다.


"매일 1%씩 나아진다면, 1년 후에는 약 38배 성장한다."


이 문장은 고루한 자기 계발서에 등장할 법한 뻔한 말이지만, 수학적으로 본다면 정확하고 근거 있는 수치이다. 여기서 말하는 성장은 복리적인 성장으로, 이는 초기에 아주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성장을 말하고 있다. 물론 현실에서 매일 1%의 성장률을 지속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런데도 이 문장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하루하루 미미하지만 한 발자국씩 성장해 나간다면 결국 태산을 쌓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 1%의 발전은 1년 후 37.38배의 성장 결과를 가져온다

꾸준함의 마법을 믿기에 나는 오늘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1퍼센트의 작은 성장이라도 멀리 보고 나아간다면 결국 38배 혹은 그 이상의 발전이 되어있을 것임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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