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나를 낯선 길 위에 홀로 세워두고익숙한 대답들을 모조리 앗아가는 책을 만날 때비로소 영혼의 공부는 시작된다그전까지의 삶은다정하게 차려진 식탁과 온순한 잠자리 사이에서상처 내지 못하는 고요한 문장들만 쓰다듬었을 뿐날 선 책장이 내 안의 굳은 생각들을 가르고 지나갈 때베인 자리마다 새로운 눈이 뜨여야 한다나를 지켜주던 안락한 울타리를 내 손으로 허무는 일그것은 내가 아는가장 처절하게 빛나는 잔인함이다